필자는 헌법 재판소의 위헌 결정이 내릴 때 마다 비정상 사회를 정상 사회로 회복시키는 가장 빠른 길은 헌법재판소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헌법재판소는 흉기 등을 갖고 폭행과 협박 등의 죄를 저질렀을 때 형법보다 더 무겁게 처벌하도록 한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을 내려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헌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법률(이하 폭처법)3조1항'에 대해 제기된 위헌소원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 조항으로 유죄를 확정 받은 사람들은 재심 청구가 가능하고 재심에서 감형을 받으면 형사보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됐다.  헌재는 "형법조항들과 똑같은 구성요건을 규정하면서 법정형만 상향 조정한 것은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을 잃은 것이 명백하므로,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보장하는 헌법의 기본원리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그 내용에 있어서도 평등원칙에 위반 된다"고 설명했다.  형법은 단체나 다중의 위력(집단적 폭행 등)으로 흉기 등을 갖고 폭행과 협박 등의 죄를 저지르면 5년 이하 또는 7년 이하 징역, 천만 원 이하 벌금을 물릴 수 있도록 하고 있는바 벌금형이 가능하다. 하지만 폭처법은 같은 범죄를 1년 이상 유기징역 또는 3년 이상 유기징역으로만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형사처벌이 얼마나 더 많은지 통계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이들 법 가운데 상당수는 일제강점기에 도입된 것들이지만 일본은 법 개정을 통해 없애거나 적용하지 않아 사문화 된지 오래다.  특히 외국인의 눈에 우리나라가 범죄 천국처럼 보이는 것은 법 적용에도 문제가 많다. 범죄가 발생하면 초동 수사부터 공명심이 앞서 지나치게 법 적용을 해 마구잡이로 수사하면서 범죄예방은 뒷전이고 특별법 적용으로 가중처벌에 혈안이 돼 왔기 때문이다.  폭처법만 보더라도 폭처법에 규정된 범죄 구성요건이 형법에 규정된 것과 동일하다는 데 있다. 형의 불균형으로 결국 폭처법은 같은 내용을 놓고 징역형의 하한을 올리고 벌금형을 제외하고 있는 것이다.  재판부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폭행·협박· 재물손괴 죄를 범하는 경우, 검사는 폭처법으로도 형법으로도 기소할 수 있다"며 "어느 조항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징역형의 하한을 기준으로 최대 6배에 이르는 심각한 형의 불균형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위법은 같은 행위를 처벌하는 형법 조항이 이미 있는 데도 불구하고 사회에 만연한 폭력 범죄를 엄단하기 위하여 이를 가중처벌하기 위해 만든 형사특별법이다. 문제의 조항에는 별도의 가중적 구성요건 표지가 전혀 없이 법적용을 오로지 검사의 기소재량에만 맡기고 있어, 법 집행기관이 피의자나 피고인의 자백을 유도하거나 상소를 포기하는 수단으로 악용할 소지도 있다.  어쨌든 헌재의 폭처법 위헌결정을 존중한다. 고전이 오랜 세월을 거치더라도 여전히 의미가 있는 것처럼 아무리 사회가 변하더라도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라는 말처럼 형법에 규정된 기본원칙을 지키는 것이 정의를 구현하는데 가장 빠른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박 준 현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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