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높고 햇살은 도탑다. 바람에 여운이 일고 산야는 석양을 닮아간다. 보이는 천지가 그림이다. 덥거나 춥지도 않다. 추억을 두르기에 딱 좋은 계절, 가을이다. 먹을거리도 풍성하다. 볼거리는 또 어떤가. 전국 곳곳에서 축제가 한창이다. 문화융성과 지역민과의 소통을 내걸고 지자체들이 저마다 준비한 야심찬 프로젝트가 제철을 만나 활기를 띤다. 이달만 해도 서울세계불꽃축제, 인천소래포구축제, 벌교꼬막축제, 순천만갈대축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문경사과축제, 청도반시축제, 부산자갈치축제 등 다양한 행사가 줄을 잇는다. 그런데 묻고 싶다. 이들 축제가 안전한지. 어떤 행사든 가장 신경을 써야할 부분은 안전이다. 그래야 즐거움이나 유익함도 보장된다. 사실 축제의 이면에는 교통 혼잡, 쓰레기문제와 같은 부작용은 물론 안전사고에 따른 인명피해가 적지 않았다. 2005년 10월 3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일어난 압사사고는 축제장안전사고의 대표사례로 기억되고 있다. 상주자전거축제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한 방송사의 가요콘서트는 안전을 놓치면서 시민 11명 압사, 70여명 부상이라는 뼈아픈 상처를 남겼다. 해당 부처가 새로운 규정을 마련하는 등 예방대책을 세웠지만 이후에도 사고는 멈추지 않았다. 2009년 2월 9일 창녕 화왕산 억새 태우기 행사에서 또 다시 참사가 일어났다. 확대된 불이 안전 테두리를 벗어나면서 7명이 사망하고 81명이 중경상을 입는 안타까운 결과를 가져왔다. 뿐만 아니다. 2014년 2월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에서 신입생을 위한 축하공연 도중 체육관 지붕이 무너지면서 대학생 10명이 사망하고, 128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해 10월 17일에는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에서 아이돌 공연을 관람하던 시민들이 환풍구 속으로 떨어져 16명이 숨지고, 11명이 중경상을 입는 어이없는 사고가 일어났다. 지역축제는 많은 안전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중에서도 축제 무대가 한 몫 한다. 대부분 임시시설로 전기, 가스 등을 이곳저곳에서 끌어와 불안전하게 사용한다. 당연히 감전과 화재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 무대와 조명탑을 비롯한 구조물도 임시시설물이라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머리 위로는 행사장 사진촬영용 헬리캠이 폭탄을 실은 드론처럼 날아다니고, 축제 참가자들 중에 일부는 부주의한 일도 개의치 않는다. 따라서 완벽한 설치와 점검은 물론이고 예방대책까지 마련하지 않으면 아차 하는 순간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현장이다.  지자체에 축제안전 전문가가 없는 것도 문제다. 안전 용역을 맡은 민간 경비업체도 전문요원 대신 아르바이트생을 투입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사고가 일어날 경우 상황에 따른 적절한 대처가 쉽지 않다. 국민안전처의 지역축제 안전관리 매뉴얼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민안전처는 순간 최대 관람객이 3천명 이상 예상되는 지역축제에 한해 지역축제 안전관리 매뉴얼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인 규모는 대부분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순간 최대 관람객 기준을 1천명 수준으로 하향 조정해야 지역축제가 보다 안전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다. 더불어 축제안전감리 및 평가기관을 신설하고, 무재해 인증 축제를 선정해서 장려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인재(人災)로 이어지는 대부분의 안전사고는 사소한 부주의에서 비롯된다. 관련규정 미비와 안전의식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다. 따라서 축제는 계획단계부터 전문성을 바탕으로 치밀하게 준비해야 참여자는 안전한 가운데 즐거움을, 주최 측은 빛나는 결과를 안을 수 있을 것이다. 최 영 상  대구보건대학교 소방안전관리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