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2년 태조 이성계가 세운 조선의 역사는 1897년 고종이 대한 제국으로 국호를 바꾼 후 13년(1910년)뒤 한일합방으로 조선은 멸망했다. 그 후 36년간의 일본식민 지배는 1945년까지 지속되다가 해방을 맞았으나 그 기쁨이 채 가시시도 전에 38선 이북에는 러시아군이, 38선 이남에는 미군이 주둔했던 5년간, 동족의 갈라진 이념대립이 극에 달하더니 김일성은 결국 러시아와 중국을 등에 업고 6·25남침을 감행 3년 1개월 동안의 피 비린내 나는 전쟁 참화는 1953년 7월 27일 휴정협정을 체결한 후62년 동안을 남과 북은 이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대립 상태로 대치하고 있는 현실이 오늘의 대한민국이다. 요즘 연일 계속되는 신문방송의 보도를 접하다 보면 중·고등학생 한국사 교과서가 국정이냐, 검정이냐를 놓고 치닫고 있는 이념 갈등에 현기증이 날 정도다. 마치 1945년 해방이후 찬탁과 반탁으로 갈라졌던 이념의 대립으로 혼란스러웠던 시대 상황과 비슷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사회 원로 층 여기 저기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국정화가 불가피한 비상 상황이라는 말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오죽 편향 됐으면 학생이 수업시간에 보다 못해 선생님을 신고하고, 이승만 전 대통령을 세월호 선장에 비유하는가 하면 김일성을 민족의 영웅으로 치켜세운 좌파 사학자가 사회에서 활개를 치고, 지난 3월 23일 전교조는 서울 종각역에서 250여명(경찰 추산)이 모인 장소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즉각 중단을 외치면서 연단에 오른 한 전교조 조합원은 "아비(박정희)는 군사 반란, 딸년(박근혜)은 역사반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귀태(鬼胎)집단이라고 외쳤다. 이 외에도 경북H고 영어 교사는 학생들에게 세월호 참사는 박근혜 때문에 그랬다는 등 이외에도 전교조 교사들이 학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입에 담지 못 할 독살스런 막말과 욕설, 사실을 왜곡하고 유포하는 형태가 이미 그 도를 넘었다. 1982년 3월에 제임스 월슨과 조지 켈링이 공동 발표한 "깨진 유리창의 법칙"(잘못된 것을 그대로 방치하면 더 큰 잘못을 가져 온다는 이론)이 더 없이 실감난다. 필자는 대한민국에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걱정하는, 그래서 자라나는 후세들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 줘야 한다는 책임의식을 가진 역사학자가 있는지 냉정하게 되묻고 싶다. 왜냐하면 휴전이후 성공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를 국가 발전의 중심축으로 세계 10위권의 무역대국이 된 이 기적 같은 전후 60년의 찬란한 대한민국 발전상을 8곳의 한국사 교과서 가운데 국정교과서 1곳(교학사)을 제외한 7곳의 대부분 검정교과서는 성공한 대한민국과 실패한 1인 독재체제, 북한의 비참한 실상을 사실대로 기술하고 있지 않다. 행정안전부가 6·25 58주년을 맞았을 때 중·고등학생 1016명을 대상으로 북한의 6·25남침이 언제 일어났느냐고 물었더니 56.8%가 모른다고 대답한 사실에 대해 한국 역사를 운운하는 고매한 학자님들은 책임이 없는가? 그리고 2005년 5월쯤인가 국내 유명일간지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전교조 교사가 전북 순창에서 열었던 빨치산 추모제에 학부모와 학생 180명을 데리고 빨치산 출신 인사들과 범민련 남측본부 관계자 등이 빨치산 활동을 찬양하는 강연을 듣도록 하는가 하면, 사법고시 합격생 중에서도 대한민국의 주적을 미국이라고 대답하는 이들이 일부이기는 하지만 있었다고 했다.  이듬해 12월쯤에는 미8군과 함께 갖게 되는 모임 자리가 있었는데 거기에 배석한 우리군의 장성 한 분이 요즘 군에 갓 입대한 신병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하면 신병10명 중에 6, 7명이 대한민국의 주적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라고 대답한다는 어이없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필자는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다행히 군의 정훈 교육과 군 생활을 통해 자신들이 잘못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나마 깨닫게 된다고 해서 다행이라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김일성의 기습 남침으로 야기된 3년 1개월간에 걸친 동족상잔의 피 비린내 나는 전쟁은 국·내외 무고한 사상자가 얼마였던가? 특히 미국의 참전 용사들은 이름도 모르는 코리아라는 나라에 한반도가 어디 인지도 모르고, 국가의 부름에 장열하게 전사한 43,000여명의 미군과 10만8천명의 부상자들 앞에 우리가 갚아야 하는 은혜로움은 고사하고 미군이 대한민국의 주적이라고 대답하게 한 학생들을 누가 가르쳤는가? 참으로 역사와 국민 앞에 석고 대죄해야 한다. 2003년 근 현대사 검정 교과서를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오늘날 한국사 교과서가 검정이냐, 국정이냐를 두고 국론 분열을 일으키고 있는 원인과 결과는 현대사를 기술하는 집필진 36명중 31명이 좌파성향의 학자라고 하니 올바른 검정교과서가 나올 리 없고 전교조 등의 입에 맞지 않는 학자들이 집필한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고등학교는 2014년 10월말 부성고를 비롯해 전국에 단3곳으로 채택 율이 0.1%에 불과하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2003년 교과서가 국정과 검정으로 발간될 당시 전국 20여개 고교에서 교학사(국정)교과서를 채택하려 했지만 전교조 등은 학교 앞 시위, 조직적 항의 전화, 대자보 게시 등의 외압으로 학교들이 줄줄이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한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정의롭고 눈 밝은 지도자가 있고, 양심 있는 역사학자가 있는 나라라면 이유야 어떻던 오늘날 이 지경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조 500년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1637년 청나라 태종에게 인조의 삼배구고두례(三拜九叩頭禮)라는 남한산성에서의 항복은 258년 동안 청나라의 조공국이라는 오명의 역사도 국력은 약한데 날이면 날마다 신료들의 당파 싸움으로 세월을 보낸 결과였다.  1945년 대한민국의 해방이라는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남북으로 갈라진 5년간의 치열한 이념 갈등은 결국 국토는 반으로 갈라졌고, 김일성의 남침 야욕에 불을 지피는 구실이 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20세기 위대한 이론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어제와 달라진 것이 없으면서 미래를 기대 한다는 것은 정신병 초기 증상이라고 했다. 개인이나 국가나 어찌 이 말에 예외 일 수가 있으랴! 그리고 민족의 대서사시를 모르는 민족은 망한다고 했던 어느 역사학자이자 철학자의 말이 오늘 이 순간 섬뜩하게 들리는 이유가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다.황 경 환  동국대학교 평생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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