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도부가 16일 근 한달여만에 내년 총선 공천 문제에 대한 논의를 꺼냈으나 시작부터 고성이 오가는 등 진통을 거듭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비공개 부분에서, 여야 선거구획정 협상이 순조롭지 못해 정치 신인들의 예비선거운동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황진하 사무총장에게 이에대한 대응방안을 최고위원들에게 설명할 것을 지시했다. 복수의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황 총장은 이에대해 "여야가 선거구획정 협상을 연말까지 마무리 짓지 못할 경우, 총선 예비후보들이 12월 15일 예비후보등록을 하고 지역에서 활동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연말이 지나고 새해가 되면 전국 지역구 자체가 없어지기 때문에 예비후보들의 활동이 전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진다"고 강조했다. 황 총장은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당내 경선 일정을 조기에 확정해, 당 예비후보들이 경선 절차에 따라 예비선거운동을 하는 방안을 최고위원회에 보고했다. 아울러 공정 경선 차원에서 △각 지역구 당원명부 예비후보들에게 공유 △현 당협위원장 조기 사퇴 등을 검토사항으로 보고했다. 황 총장은 그러면서 이 모든 사항을 결정하기 위해선 조기 '공직후보자 공천관리위원회'(공천위) 구성이 불가피하다고 역설했다. 그러자 친박계 맏형 서청원 최고위원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고 발끈하고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지금 공천 룰도 없는 상황에서, 선거구도 획정 안된 상황에서 어떻게 선거운동을 한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에대해 "논의를 해보자는 건데 왜 화를 내시냐"며 논의를 다음 회의로 미루자며 '공천 논의' 중단을 선언했고, 서 최고위원은 그 직후 비공개 회의 자리를 박차고 퇴장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지난 9월 30일 의원총회에서 오픈프라이머리 포기를 선언하며 이를 대처할 '공천 룰' 마련을 위해 공천특별기구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위원장 인선을 놓고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이 대립각을 나타내면서 인선문제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친박계에서 위원장 후보로 거론하던 이주영 의원이 10월 13일 위원장직에 선임되더라도 고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친박과 비박간 대결 양상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후 국정교과서 논란 등 여야 전면전 양상으로 국회 상황이 전개되면서 당 지도부는 한달여간 공천특별기구 구성 논의를 중단했다. 서 최고위원은 이같은 상황을 거론, 김 대표가 공천특별기구 구성 약속을 깨고 곧바로 공천위를 구성해 공천 주도권을 쥐려한다는 의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 대표는 여야 선거구획정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당내 예비후보들의 손발을 계속해서 묶어둘 수 없기에 조기 공천위를 띄워, 공천위 안에서 공천 룰 문제와 공천관리를 동시에 하자는 입장인 것이다. 결국 양측 모두 공천 문제를 놓고 일종의 기싸움에 돌입한 셈이다. 당 관계자는 "계파간 충돌이 불가피하더라도 계속 공천 문제를 뒤로 미뤄둘 수 없지 않느냐"며 "앞으로 당이 시끄럽게 되더라도 빨리 공천 문제를 마무리해야하는 데는 양측 모두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고 공천 전쟁이 본격화 될 것임을 예고했다.  이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