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저물었다. 2016년 새해가 며칠남지 않았다. 2015년도, 이 땅의 교수들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昏庸無道'(혼용무도)를 뽑았다. 소통도 되지 않고, 답도 없고, 앞도 잘 보이지 않는, 혼란스럽기만한 우리시대 상황을상징하는 말이다. 우리는 참으로 답답한 시대에 살고 있다. 참으로 막막한 현실 속에 놓여 있다. 정치도, 경제도, 교육도, 개개인의 살림살이도답은 보이지 않고 무엇하나 제대로 풀려가지를 않고 있다. 삶이란 것이 원래부터 불확실하고 정답이 없고, 인간이란 존재가 혼란스러운 존재이긴 하지만 우리가 발붙이고 살고 있는 이 땅 이 시대의 어둠이, 방황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앞날이 걱정이다. 그러나 불확실한 우리의 삶이긴 하지만 우리는 희망을, 미래를 버릴 순 없다. 우리민족이 어떤 민족인가. 가난과 역경과 참담한 역사의 고비 고비마다 수없이 극복하고 전진해온 자랑스런 민족이 아닌가. 오늘 우리의 바람직한 모습은 과연 어때야만 하는가? 우리는 해를 보내는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진지한 고민을 해 봐야 한다. 지난 성탄절 날  나는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영화 '히말라야'를 봤다. 영화(이석훈 감독)를 보며 나는 감동했다. 나도 모르게 몇 번 눈시울을 적셨다. 영화는 히말라야 원정 등반대의 실화(엄홍길 산악인)를 바탕으로 한 휴먼 드라마였다. 극한의 악천후 속에서 히말라야 산과 사투를 벌이는 원정 대원들, 그 속에서 벌어지는 '산 사나이'들의 굵직한 의리와 사랑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었다. 영화는 '우리들의 삶이 순간순간 모험의 연속이고, 과연 진정한 아름다운 삶이란, 진정한 사랑이란, 어떤 것인가' 라는 무거운 질문을 던져주고 있었다. 악천후 속에 조난사고로 먼저 떠난 동지(박무택 대원)를 찾아, 다시 악천후를 무릅쓰고 히말라야 산을 기어코 올라가 동지(박무택 대원)가 아직 살아 있다고, 무전을 친 후에 산속에서 고독하게 운명을 다하는산 사나이들의 고귀하고 헌신적인 삶의 모습은 단연'히말라야'의 압권이었다. 나는 또 최근 해외 뉴스에서 감동적인 기사 하나를 만났다. 이웃들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돌보지 않는 젊은 ceo'마크 저거버그' 얘기를. '페이스 북' 체오인 그가 회사 지분 '52조원'이라는 엄청난 돈을 사회에 선뜻 기부한다고 밝히며, 12월에 태어난 자신의 첫딸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는 감동 그 자체다. "네가 지금보다 더 낳은 세상에서 자라기를" 이 얼마나 따뜻한 인간의, 인간적인 사랑의 모습인가. 이 세상 모든 부모들의 마음을 담고 있는 훌륭한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엄청난 기부정신이 있어 우리 지구는 아름답고, 아직도 우리의 삶은 살만한 세상이다. 경북신문 독자여러분의 새해 건강과 행복을 기원드린다.
김 성 춘 시인.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