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에서는 새누리당 현역 국회의원인 권은희, 김희국, 김상훈 의원이 최근 차례로 예비후보로 등록해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뛰어들었다. 모두 '비박' 또는 '유승민계'로 불리는 의원이다. 새누리당 권은희(대구 북갑) 의원은 지난 21일 지역구인 복현오거리에 나가 처음으로 이름이 크게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출근길 유세를 벌였다.  권 의원은 "내가 (진박 후보에게 밀려) 자진 사퇴할 거란 최근의 헛소문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거리유세 등 예비후보 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은희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북구갑에는 '진박' 후보를 자칭한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을 비롯해, 이명규 전 의원,양명모 전 대구시 의원, 정태옥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 등 모두 7명이 새누리당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희국 의원의 지역구인 중남구는 더 치열하다. 이 지역에는 달성군 예비후보였다가 지역을 옮긴 곽상도 전 민정수석을 비롯해, 여성인 이인선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와 조명희 경북대 교수, 배영식 전 의원 등 10명이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박창달 전 의원은 새누리당의 진박 진흙탕 싸움에 환멸을 느낀다며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서구가 지역구인 김상훈 의원은 윤두현 전 홍보수석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상훈 의원은 "진박·친박 논쟁 때문에 대구시민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진박을 찍으라고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 여론이 불거지고 있다"며 "공정한 상향식 공천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민들께 알려드리기 위해 예비후보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예비후보가 되면 의원으로서의 특혜를 일정 부분 포기해야 한다. 특히 지역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며 사실상의 선거운동을 하는 게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현역 의원은 후보자 등록 시점까지 '현역 프리미엄'을 활용하는 게 당연시됐다. 하지만 대구에서만은 진박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당장 '거리유세' 등 예비후보 활동이 더 중요해졌다. 25일까지 등록한 전국의 예비후보는 1115명이지만, 이 가운데 지역구 현역 의원은 30명 안팎일 것으로 선거관리위원회는 보고 있다. 현역 프리미엄을 포기한 김희국 의원은 "지난 4년간 충분히 의원으로서 지역민을 만났으니 이제는 예비후보로서 거리유세를 하는 게 지지율을 높이는 데 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의원 선거구(중-남)의 진박 예비후보는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다. 하지만 이 같은 예비후보 등록 전략에 대해 비관적인 분석도 나온다. 새누리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이미 진박들이 사실상 대구를 점령한 상태에서 지역 주민들로부터 현역 대접을 받기가 쉽지 않다"며 "예비후보로 활동하는 게 본인에게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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