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를 공식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중남미 최대 인류학박물관인 '국립인류학박물관'을 찾아 문화정상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 한복 느낌이 나는 연보라색 치마에 흰색 상의를 입고 나온 박 대통령은 안토니오 사보릿 박물관장, 호세 루이스 마르티네즈 문화부 국제협력대사의 직접 안내를 받으며 박물관을 둘러봤다. 박 대통령은 마야관과 떼오띠우아칸관, 아스텍관 등을 시대순으로 돌면서 15개 안팎의 유물을 둘러보며 박물관장의 설명을 경청했다. 아스텍관에서는 멕시코를 상징하는 문화적 아이콘인 '태양의 돌'을 관람하고 생소한 유물들을 볼 때는 용도를 묻는 등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방명록에 '멕시코 국립인류학박물관이 인류 문명의 보고로 세계인의 마음에 남길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국립인류학박물관은 멕시코 국민들이 큰 자부심을 갖고 있어 멕시코의 자랑으로 불리는 곳으로 아즈텍, 마야, 스페인 통치기 등 다양한 문명과 관련된 약 60만점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연면적 4만5000㎡에 23개의 전시실과 2만5000권의 장서를 소장한 도서관, 연구실, 강당 등을 구비해 중남미에서 가장 큰 규모이며 가장 많은 관람객도 자랑하고 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이번 국립인류학박물관 방문은 우리 정상 차원에서 멕시코 문화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는 자리"라면서 "박 대통령은 해외순방시 그 나라의 문화를 접하는 일정을 가지며 문화예술에 대한 존중, 감상, 이해를 통해 상호 소통을 강조해왔는데 이날 행사를 통해 양국이 서로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립인류학박물관 관람에 이어 멕시코시티의 한 공연장에서 한류 아이돌 그룹의 케이팝(K팝)과 태권도로 구성된 '한-멕시코 문화교류 공연'도 관람한다. 공연에서는 국기원의 정통 태권도 공연과 인기 아이돌그룹 인피니트의 K팝 공연이 펼쳐진다. 양국이 음악을 통해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취지에서 국립국악원 창작악단과 멕시코 카메라타 관현악단의 '아리랑연곡', '베사메무쵸' 협연도 펼쳐진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이날 문화외교 행보에 대해 "멕시코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 표명과 한·멕시코 문화교류 촉진에 기여함으로써 양국 국민간 상호 이해증진과 양자관계 기반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