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텃밭인 대구에서 새누리당의 아성이 무너졌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에 무소속과 야당이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19대 총선 때 대구 12개 선거구 전 의석을 차지한 새누리당은 이번 20대 총선에서 4석을 내주며 야당과 무소속 후보에 패배했다. 대구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 기반으로 친박계가 이번 총선에서 가장 공을 들인 곳이다. 하지만 유승민계 현역의원들의 대거 컷오프 등 공천 파동으로 상황은 역전됐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후보들이 선전하며 새누리당 표를 흡수하는 형국이돼 버렸다. 대구경북지역 총선 격전지인 대구 수성갑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11시 39분 현재 62.5%의 득표율로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를 제치고 승전보를 울렸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북구을 홍의락 후보도 새누리당 양명모 후보를 따돌리며 대구에 야권 깃발을 꽂는데 한몫 했다. 새누리당 양 후보는 삭발까지 강행하면서 반전을 노렸지만 변수는 일어나지 않았다. 홍 후보는 19대 국회에서 더민주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이었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구제의사에도 탈당계라는 초강수를 쓰며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공천 불복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비박계 동구을 유승민 후보는 처음부터 독주를 이어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또 같은 비박계인 무소속 수성을 주호영 후보는 여성 우선추천 지역이라 열세에서도 새누리당 이인선 후보를 꺽고 보란듯이 승리를 거머줬다. 동구갑에서는 새누리당 동구갑 정종섭 후보와 고교 동기생 무소속 류성걸 후보의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며 피말리는 접전끝에 결국 행정자치부 장관출신인 정종섭 후보가 새누리당 안방을 지켜냈다. 이는 새누리당 지지층이 두터운 대구의 선거 지형에 의한 정 후보의 승리로 분석된다. 또 새누리당 달성군 추경호 후보는 무소속 구성재 후보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의 접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큰 표차를 내며 승리를 거둬 새누리당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선거구 재획정으로 2석이 줄어든 경북에서는 영천·청도에서 새누리당 이만희 후보가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최기문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펼쳤고, 무소속 박승호 후보도 새누리당 김정재 후보와 접전을 벌였으나 결국 새누리당이 13개 선거구 전석을 차지했다. 김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