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내달 1일부터 3일까지 이란을 국빈 방문한다. 경제제재에서 풀려 전 세계 경제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출구로 여겨지는 이란을 대통령이 방문하는 것은 당연히 경제외교다. 석유매장량 4위, 천연가스 매장량 2위인 이란은 중동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경제부국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손에 무엇을 들고 올지 기대된다. 경주는 대통령의 이란방문에서 얻을 것이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경주의 문화를 세계에 전파하는 분기점이 될 수도 있는 중요한 기회다. 왜냐면 이란은 신라의 문화가 서역으로 전파되고 서역의 문화가 신라로 유입되는 시작점이자 종착점이기 때문이다. 이란은 페르시아의 본토다. 경주 박물관에는 페르시아의 유물들이 수두룩하다. 황남대총에서 발굴된 유리 장식품과 계림로 장식 보검, 구정동 방형분 출토 모서리기둥 등이 대표적이다. 어떤 방법으로 이 유물들이 전해졌는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페르시아와 신라의 교류는 누가 뭐래도 확실하다. 경주는 이미 이란의 대표적인 역사문화도시인 이스파한과 우호도시 협약을 맺어뒀다. 최양식 시장의 선제적 판단이 빛나는 대목이다. 아쉬운 점은 이란 어디에서도 신라 문화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분명히 있을 것이지만 아직 우리 역사문화학자들이 찾아내지 못했다. 또 이슬람 왕조가 들어서면서 그들의 종교관과 어긋나는 신라의 문화를 없애버렸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흔적의 유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역사적 사실이 더 중요하다. 이제 새로운 대이란 관계를 설정해야 한다. 21세기 실크로드를 새로 닦고 대한민국의 문화를 서역으로 퍼다 날라야 한다. 그 기회를 잡는데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유효하다. 그리고 경주가 올해 이스파한에서 '바실라'와 '플라잉'을 공연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도 매우 주목할만한 행보다. 비록 거액의 예산이 들어간다 하더라도 이 계획은 반드시 성사돼야 한다. 이란은 우리 문화에 대해 매우 호의적이다. 한류에 대한 호감도가 높고 우리 제품에 대한 선호도 또한 높다. 이 기회에 신라의 문화를 다시 페르시아 땅에 보급한다면 그 수용도가 전폭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대통령의 이란 방문이 경제외교라면 경주는 그것보다 더 강하고 지속적인 문화외교의 일선에 서야 한다. 왜냐면 고대 신라와 페르시아의 인연을 잇는데 경주가 당연히 앞장서야 하기 때문이다. 경주는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 친교를 맺어야 할 국제도시가 많다. 그 중 중국의 시안은 아주 오래 전부터 문화교류를 비롯한 민간 교류를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그 중 이란의 이스파한과 본격적인 교류를 펼친다면 한낱 동아시아의 작은 역사도시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고도로 우뚝 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경주의 중요한 글로벌 문화 파트너로 이란에 집중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