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아름답고 따스하다. 갖가지 꽃들이 산과 들, 도회의 거리까지 화려하게 수놓고, 녹색 물결이 부드럽게 일렁인다. 어느 시인은 이 계절을 '찬물에 얼굴을 씻어낸 청년의 참신한 모습'에 비유했고, 독일의 시인 하이네는 '모든 꽃망울이 부풀어 터지고 모든 새들이 노래하는 놀랍도록 아름답다'고 노래한 바 있다.  필자도 수십 편의 봄 시를 쓴 바 있지만, 동서고금의 시인들이 헤아릴 수도 없이 봄을 예찬하고 여전히 노래하고 있는 것은 신록과 함께 생명의 신비와 자연의 오묘한 질서를 깨닫게 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계절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오월이 우리 앞에 다가섰다. 이 은총의 계절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다시 돌아온 봄처럼 따스해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공동체의 최소단위인 가정에서부터 사회와 국가, 지구촌에 이르기까지 하나같이 따스한 바람이 불고 봄꽃들처럼 화사하고 평화로워졌으면 얼마나 좋으랴.  '가정의 달'이자 '청소년의 달'인 오월은 그 어느 때보다 가정과 가족, 자신과 타인들의 소중함을 일깨우면서 우리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게 하는 때이기도 하다. 근로자의 날·어린이날·어버이날·부부의 날·스승의 날·성년의 날 등이 줄을 잇고 있다. 부활절은 이미 지나갔지만 석가탄신일 역시 오월에 자리 잡고 있다.  이런 날들을 계기로 그 의미를 깊이 새기고, 마음을 새롭게 추스르고 가다듬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우리 주위를 돌아보면 그런 마음이 더욱 절실해진다. 그러나 경기 침체가 여전한 가운데 불안한 국내외 정세, 어지러운 정치 현실, 각종 재난의 그림자들이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자고로 우리는 아무리 가난해도 가족과 가정이 따뜻한 울타리가 되어 시련을 이겨내며 보다 밝은 미래를 꿈꿔왔다. 가정은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만드는 시발점이자 울타리이며, 그 속에서 자라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우리의 미래를 기약해 준다는 점에서 건강한 가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정이 건강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도, 국가도, 이 지구촌도 건강해질 수가 없다. 건전하고 건강한 가정의 회복으로 보다 따스하고 풍요롭게 살만한 사회와 국가를 일으키는 일은 우리 모두의 몫이 아닐 수 없다. '나부터'의식은 바로 그 출발점임은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교훈이 너무나 잘 말해주고 있다.  행복한 삶을 꿈꾸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람마다 행복을 느끼는 정도가 다를 뿐이다. 모든 일에 감사하는 사람들이 있고,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삶의 목적은 행복'이라고 설파한 뒤 수많은 사람들이 갖가지 견해를 펴왔지만, 그 규정도 각양각색이다. '행복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요소가 예전에는 국가의 경제 성장이었으나 이제는 개인의 삶의 질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행복은 주관적인 감정이므로 이처럼 규정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지 모른다.  요즘 우리 사회는 불만으로 가득 차 있다. 열 명 중 여덟 명 정도나 지금 생활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빈부격차나 부정부패 등 사회 문제도 과거보다 나빠졌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아 실로 '희망 상실 증세'가 심각하다. 특히 노인들과 청소년들에게 그런 증세가 두드러진다는 점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삶의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미국의 철강왕 카네기는 성공을 꿈꾸는 것 자체를 행복이라고 했다. 행복은 눈높이나 시각에 따라 엄청나게 다르게 느껴질 수 있으며, 완전한 만족은 이상향에나 있을는지도 모른다.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 도연명의 '무릉도원', 허균의 '율도국'은 영원한 행복을 꿈꾸는 인류의 이상향들이며, 인간이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꿈을 꾸며 살아가야 행복해질 수 있다. 행복은 어쩌면 마음먹기에 따라 멀 수도, 가까워질 수도 있을 것이다. 불만을 넘어 만족을, 불행을 넘어 행복을 꿈꾸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이상향은 꿈속에 있더라도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희망이 커지는 사회가 언제쯤 오려는지, 이 따뜻한 봄날에 새삼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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