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출마를 시사한 가운데, 그의 뒤를 묵묵히 따르고 있는 부인 유순택 여사(사진)의 조용한 내조가 주목을 받고 있다. 반 총장은 유 여사와 함께 지난 25일 방한해 국내 공식 일정에는 빠짐없이 부부 동반으로 참석하고 있다. 그럼에도 유 여사는 언론이나 다른 정치권 인사와의 접촉 없이 '그림자 내조'에 충실하고 있다. 그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는 것도 당연하다. 실제 유 여사는 이번 방한 일정 중 제주포럼 등 거의 모든 공식 일정과 각종 식사 자리에 동행했으나 전면에 나서지는 않고 조용하게 반 총장에게 정치적 조언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흥미로운 것은 그간 반 총장의 대선 출마에 대해 유 여사가 극구 반대했다는 점이다. 한 측근에 따르면 유 여사는 반 총장에게 "대선에 나갈 거면 이혼할 생각까지 하라"며 대선 출마를 반대했다고 한다. 유 여사는 또 "남편이 정치하는 것에 반대한다. 총장 퇴임 이후에 아예 한국에 들어가지 말고 다른 나라에 가서 살아야겠다"고 주변 인사들에게 말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대권 행보로 읽히는 이번 방한 일정에 유 여사가 동행한 것은 대선 출마에 대해 묵인하거나 더이상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해 들어 유 여사가 확실히 달라진 것 같다는 증언을 하는 인사들이 적지 않다. 한 측근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 여사가 대선 이야기만 나오면 반대 입장을 밝혔는데 언제부터인가 유 여사가 묵인하는 쪽으로 바뀐 것 같다"면서 "반 총장의 대선 출마가 단순히 부부 간의 일이 아니란 점을 알게된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반 총장은 지난 25일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유엔 사무총장 임기가 끝나는) 내년 1월 1일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해 결심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대권 도전 의사를 드러냈다. 이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