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정제 과정에서 습기가 있어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더 높아지는 탈황용 흡착제가 경북대 연구팀에 의해 개발돼 화제다. 19일 경북대에 따르면 이 대학 화학과 정성화(56세·사진) 교수팀은 한국화학연구원 장종산 박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습기나 산소함유화합물이 존재해도 석유에서 유해물질인 황 성분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탈황용 흡착제를 개발했다. 석유류의 황 성분은 석유 정제 기구를 부식시키며, 촉매제들의 작용을 방해한다. 연소 후에는 산성비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아주 낮은 농도까지 없애야 한다. 석유류에는 공기 중의 물 등으로 항상 소량의 물이 있는데 연소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산소함유화합물을 추가해야 한다. 정 교수팀이 개발한 '유연성을 가진 특정한 유무기 다공성 물질'은 다양한 조건에서, 특히 물이나 산소함유화합물이 존재할 때 황 성분을 효과적으로 흡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 박사팀과 함께 적외선분광기로 관측한 결과 이 물질을 활용한 흡착제는 석유류에 물이나 산소함유화합물이 있으면 그 구조가 바뀌고, 새로운 흡착 경로를 만들었다. 기존 흡착제는 물과 산소함유화합물이 있으면 성능이 줄지만 이 흡착제는 오히려 30% 이상 성능이 향상된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의 권위지인 '케미컬 커뮤니케이션즈(Chemical Communications)' 7월 18일자 뒷표지 논문으로 게재됐으며, 국내 특허 출원도 마쳤다. 정 교수팀은 지난 2월에도 '병속에 존재하는 배(ship-in-bottle)', 즉 '병 속에서 작은 부품으로 배를 조립하면 완성된 커다란 배는 병 밖으로 나오지 못해 안정하다'는 개념을 활용해 재생성이 크게 향상된 흡착제를 개발, 연구 결과를 '케미컬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한 바 있다. '케미컬 커뮤니케이션즈'는 네이처가 매년 발간하는 세계 각국과 연구기관의 영향력 지표인 '네이처 인덱스(Nature Index)'에서 활용하는 68개 국제 유력 학술지 중 하나다. 정성화 교수는 "환경과 에너지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석유류의 정제, 특히 탈황 기술은 매우 중요하다. 경쟁력 있는 흡착제의 개발은 유망하면서도 상업적으로 매우 중요한 분야다. 습기 및 산소 함유화합물 등에 안정하면서도 재생 가능한 흡착제는 미래가 원하는 정제 기술로서 석유류의 생산 공정 시 운전 효율을 크게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대기 오염 저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류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