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합헌결정에 따라 9월28일부터 김영란법의 시행이 확정되자 온통 세상이 들썩인다.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란 정식명칭을 가진 이 법은 한마디로 뇌물(賂物)을 주고 받는 우리 사회의 부패관행(腐敗慣行)을 뿌리 채 뽑자는 데 근본취지가 있다. 그러나 어쩐 셈인지 부패는 방지하자면서도 자신들은 이 법의 적용대상에서 빠지려는 세력이 만만치 않다. 물론 명분은 얼핏 보면 그럴듯 해보이나 결국 법망에서 가능한 빠지고 보자는 몸부림인 것이다.  사실 이 법은 입법과정에서부터 우리사회의 '사정대상(淨化 對象) 1호'라는 여론의 지탄을 받는 '국회의원'과 '변호사'가 예외로 빠져나갔고 대신 언론인과 사립학교교원이 포함되면서 많은 논란이 있어왔다. 여기에 당초 이 법안에 포함되었던 '이해충돌방지조항'이 삭제되면서 반쪽 입법이 되고 말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렇게 된 데는 우리사회의 최대 기득권세력인 법조인 출신 국회의원과 고위관료 출신 국회의원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셀프입법'을 한 때문으로 지적받고 있다. 그럼에도 이렇게 소란스러운 것은 우리사회가 너무 썩었기 때문에 수술에 따른 고통의 비명소리가 요란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4년 OECD 34개국에 대한 부패지수조사에서 27위에 이를 만큼 바닥권의 썩은 나라로 드러났고 1인당국민소득이 10년째 2만달러 수준에서 맴돌고 있는 원인의 하나도 이같은 사회부패가 한몫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사회는 부패척결없이 사회발전은 커녕 후퇴의 길로 접어들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위기 속에 이 법이 탄생한 것이다. 김영란법의 고삐를 느슨하게 하자는 세력들은 아직도 위기의 급박함을 체감치 못하고 부패에 마비되어 있다. 이미 입법화된 김영란법의 원안대로의 시행은 말할 것도 없고 입법화과정에서 빠진 국회의원과 변호사의 대상직역(對象職域)편입과 이해충돌방지조항 추가 등으로 이 법의 기능을 온전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물론 이 법은 우리사회에서는 처음 실시하는 만큼 부작용이 불거질 수도 있고 법안으로서 체계가 완벽하지 못한 점이 발견될 수도 있다. 그러나 시행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입법부와 행정부에서 소관사항에 따라 합리적으로 손질을 한다면 부정부패척결을 위한 효과는 금융실명제법 이래 가장 획기적 조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법은 적용범위가 전 국민에 걸쳐져있고 집중적으로 공직사회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그런만큼 이 법을 집행하는 검찰 등 사정기관은 자신들의 부정부패에는 관대하고 다른 대상자에게는 가혹하다면 경우에 따라 사정독재(司正獨裁)가 생겨날 수도 있다. 그렇잖아도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리혐의로 '고위공직자수사처'를 두어야한다는 여론이 높은 지금 김영란법 시행과 관련 검찰의 '기소독점주의'를 다시 검토해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하겠다. 이같이 김영란법이 우리사회에 던지는 화두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리사회의 지배엘리트인 공직자를 둘러싼 모든 국민이 이 법 시행에 따른 범법행위자가 되지않기 위해 메뉴얼을 익혀야하는 등 여러가지로 신경 써야할 일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렇지만 복잡한 법률조문에 얽매인 수많은 항목들을 단순화시켜본다면 한마디로 청렴사회의 구현인 것이다.  일찌기 퇴계(退溪) 선생이 좌우명으로 삼았다는 12자 글귀가 지금도 청렴실천의 교훈이 될 것같은 생각이 든다. "삿된 생각을 없애라(思無邪),자기를 속이지 말라(無自欺),혼자 있을 때 삼가하라(愼其獨),모두를 지극히 공경하라(毋不敬)" 이를 실천하면 자신이 맑아지고 사회가 맑아지지 않겠는가. 특히 공직자(公職者)는 명심(銘心) 또 명심해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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