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세의 할머니가 입학한지 4년 6개월 만에 대학을 졸업했다.  지난 22일 역대 최고령으로 영남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안목단 씨가 주인공.  청소년 시절에 6·25전쟁을 겪은 안 씨는 순직한 군인의 미망인으로서의 삶, 군납사업자이자 사회사업가로서의 활동 등 파란만장했던 자신의 일대기를 소설로 남기고 싶어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재학 동안 한 번도 결석과 지각을 하지 않았다. "소설을 좋아하고 문학에 취미가 있었기에 밤을 세워가며 공부하고 과제 준비를 하는 것이 즐겁고, 대학 생활의 모든 것이 설레고 좋았어요. 특히 손자뻘인 학생들과 함께 한 시간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겁니다" 안 씨는 컴퓨터 사용법을 가르쳐주거나, 노트 필기를 도와주는 등 함께 수업을 들으며 시간을 보냈던 학생들을 한 명 한 명 기억하며 고마워했다.  같은 학과 2년 후배인 장보민(22, 국어국문학과 3학년) 씨는 "전공 수업 몇 과목을 같이 들었는데, 늘 가장 앞자리에 앉아서 열심히 수업을 듣던 모습이 인상에 남는다"며 "선배님과 같은 강의실에서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꼭 대학원에 진학해 앞으로도 학교에서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안 씨를 축하했다. 안 씨는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대학에 진학했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학교와 학우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이날의 기쁨은 없었을 것"이라며 "대학원에 진학해 도전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안 씨는 최근 한자자격시험 2급 자격증도 취득했다.  재충전을 위해 서예와 요가도 배우고 있다는 안 씨는 "나이와 관계없이 항상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공부한 학생으로 기억되고 싶다"면서 후배들에게 "현재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기회가 주어지고 능력이 있을 때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류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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