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으로서 화재나 구조, 구급현장으로 출동하다보면 교차로에서 차량이 바짝 붙어있어서 소방차가 지나갈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물론 공간이 있으면 옆으로 피해 주시지만 대부분의 차들은 소방차가 지나가도록 비켜주고 싶어도 비켜줄 공간이 없어서 차의 방향만 틀다 마는 경우가 허다하다. 애써 길을 열어주시려고 하는 그분들을 보면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도 비켜줄 수 없는 상황에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최대한 빨리 정도였는데 그나마 안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안전하게 라는 말이 붙은 정도다. 이러한 효율성에 익숙해진 행동습관이 소방차 길 터주기를 가로막는 원인인 것 같다.  직진하는 차량이라도 우회전해서 한 블록을 돌아준다면 뒤에 있는 소방차는 교차로를 바로 통과할 수 있다. 하지만 잠시 후면 신호가 바뀌는데 소방차를 위해 몇 십 분이 걸릴 지 알 수 없는 우회를 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모든 차량이 앞 차량과 붙어 있지만 않아도 소방차가 지나갈 공간을 만들 수 있지만 모든 차량이 앞차와 붙어 있는데 혼자만 앞 차와 덩그라니 떨어져 있을 수 있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각 개인의 합리적 선택이 모여서 합리적이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러한 운전습관들을 당연하면서도 바꿔야하는 안전문화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변화는 모두가 동참할 때만 이뤄낼 수 있다.  소방차가 왔을 때 비켜주려고 하면 비켜줄 수가 없다. 평소에도 앞 차와의 공간에 여유를 두는 문화, 우회전 차선은 비어있더라도 직진 차량은 끼어들지 않는 문화, 긴급한 누군가를 위해 평소에 공간을 남겨두는 문화, 편도에서도 최대한 우측으로 붙어서 양보하는 문화, 횡단보도에서 보행자가 멈춰주는 문화가 필요하다. 또한 교차로와 같은 곳에서는 모든 운전자가 합심해 움직여야 한다. 소방차가 나타났을 때는 길을 비켜주는 차선 뿐 아니라 옆 차선 운전자들도 모두 한 쪽으로 비켜줘야만 길을 비켜주는 차들이 움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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