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은 4일, 최무한(경북대)·민범기(KAIST) 교수 연구팀이 투명망토 연구분야의 이론적 토대인 변환광학(좌표변환에 따른 굴절률 공간 제어를 통해 빛의 경로를 조절하는 메타물질 연구의 한 분야)을 이용해 초소형 레이저의 핵심소자인 고품질의 방향성 빛을 내보내는 광공진기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광공진기는 공진현상(어떤 계의 고유 진동수가 외부 구동파의 진동수와 일치할 때 파의 진폭이 크게 증가하며 진동이 오래 지속되는 현상)을 이용해 특정 진동수의 전자기파(빛)를 일정시간 동안 가두어주는 장치. 기존에 광공진기를 원형으로 만들면 매우 오래 동안 머무르는 빛('속삭임의 회랑 모드', 즉 옆 사람과 속삭인 작은 소리가 돔 벽면을 따라 멀리 떨어진 맞은편까지 들리는 영국 세인트 바울 성당의 돔 주위로 그림을 전시한 갤러리(회랑)에서 유래한 용어로, 이와 유사하게 빛의 경우에도 원형의 공진기에서 경계면을 따라 전반사에 의해 빛이 매우 오랜 시간 갇혀지는 공진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에 해당하는 빛의 공진파동(모드)을 말한다)이 얻어진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었으나, 공진기 밖으로 빠져 나오는 빛이 모든 방향으로 균일하여 성능이 저하되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변환광학을 이용해 매우 높은 품위값(빛이 공진기 안에 얼마나 오랫동안 갇혀있는 가를 나타내는 정량적 지표)과 빛의 방출 방향성을 동시에 갖는 변형된 속삭임의 회랑 모드를 구현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기존대비 1천배 이상 공진기 안에 빛이 오랫동안 머물도록 해 높은 주파수 분해능을 갖는 고품질의 빛이 한쪽 방향으로만 나올 수 있게 하는 광공진기 설계 원리를 최초로 제시했다. 한국연구재단측은 "이는 광 기반 바이오 및 가스 센서의 측정 정밀도를 수천 배 이상 끌어 올릴 수 있는 초소형 단방향 레이저 설계의 핵심 원천기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최근 활발히 연구되는 메타물질 분야와 초소형 광-공진기 연구 분야를 융합한 최초의 연구 결과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고 밝혔다. 최무한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차세대 광정보처리 소자 설계의 원천기술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고효율 초소형 레이저, 차세대 광바이오센서 개발 등에 적용될 수 있으며, 음파, 탄성파 등 다양한 물리적 파동에서 발생하는 공진 모드를 설계하는 방법론으로 확장되면 재료공학, 나노과학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