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정현대표가 지난 4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사퇴를 거부했다. 이날 4시부터 7시간 가까이 진행된 마라톤 회의에서 43명이 발언자로 팽팽하게 맞서 친박계는 이 대표를 옹호하고 비박계는 사퇴를 요구했지만 이 대표는 "중진들과 시간을 갖고 얘기하겠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민경욱 원내대변인이 의총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민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자리에 연연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오히려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 더 쉬운 결정이다"면서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지만 그렇게 서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대표직 고수' 입장을 밝히고 "당이 워낙 위중한 상황이라 중진들과 상의하고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에게 "새해예산안 처리와 거국내각 구성이 마무리되는 대로 원내사령탑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고 이순신장군의 '생즉사 사즉생'을 인용하면서 "버리고 비워야 언젠가 국민들이 다시 채워주지 않겠냐"고 말했다. 강석호 최고위원은 "사직서는 늘 가지고 다녔지만 혼자만 나서면 지도부를 곤란하게 하는 것 같아서 고민했는데 오늘 들어보니 사퇴하라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7일 최고위전까지 지도부 사퇴의사가 없으면 개인적으로 사퇴 성명을 먼저 발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민 대변인은 "많은 의원들이 최경환, 김무성 전 대표 등 4선 이상 중진들에게 역할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면서 "당에서 정치가 실종된 것 같다는 우려가 많이 나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