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하야 요구에도 불구하고 업무 복귀 채비를 서둘러 온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사실상의 '국정 불능' 상태에 빠지게 됐다. 검찰이 박 대통령을 '공범'으로 보고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키로 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야권의 퇴진·탄핵 압박도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여 박 대통령의 거취 문제도 중대 기로에 놓일 것이란 전망이다.  검찰은 이날 오전 '최순실 게이트'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최씨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을 일괄기소하면서 "박 대통령은 이들의 범죄행위 상당 부분에 공모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국정농단 사태로 기소된 3명의 혐의인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미수, 사기미수, 공무상 기밀누설 등과 관련해 박 대통령도 공범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검찰은 3명의 공소장에 '대통령과 공모하여'라고 명시하고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사상 초유의 검찰 수사에 더해 대통령이 피의자로 입건되는 전대미문의 일까지 벌어지게 된 것이어서 정국에도 엄청난 파장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검찰은 박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까지 검토하고 있으며 제3자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어서 파장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피의자 박 대통령'을 향한 국민 여론과 정치권의 하야·퇴진 압박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박 대통령을 향해 제기됐던 '의혹' 들이 '혐의'로 발전한 것이기 때문에 확인되지 않은 의혹만으로 물러날 수 없다던 청와대의 주장도 힘을 잃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1,503개 시민사회단체 연대체인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 전국 집중 투쟁일로 정한 오는 26일 5차 촛불집회가 지난 12일 '100만 촛불' 때보다 더 커질 가능성도 크다.  탄핵 정국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이 100만 촛불민심에도 물러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는 만큼 퇴진을 강제할 수단이 없는 야권의 남은 카드도 탄핵으로 좁혀들고 있어서다.  그동안 야당은 탄핵안이 부결되거나 기각돼 되레 면죄부만 주고 끝날 것을 우려해 주저하는 모습이었지만 박 대통령과 관련한 혐의가 드러나고 있어 더이상 탄핵을 추진하라는 여론의 압박을 견디기 어려울 전망이다. 당장 이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비상시국정치회의에서 "오늘 검찰 발표만 보더라도 박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의 특권 때문에 형사소추를 당하지 않은 것 뿐이지 구속될 만한 충분한 사유가 확인됐다"며 "박 대통령은 스스로 결단해서 먼저 퇴진을 선언하고 이후에 질서있게 퇴진할 수 있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하기 바란다"고 압박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도 "헌법을 준수하고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헌법을 파괴한 게 이 사건의 본질"이라며 "질서 있는 퇴진과 함께 여야 합의 총리 선임과 탄핵을 병행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 측이 관련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만큼 검찰 수사 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당초 예정대로 국정을 재개하는 수순을 밟아나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유영하 변호사는 입장발표를 통해 "검찰 의견 발표를 봤다. 지극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인수 기자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