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을 우민(愚民)으로 단합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집단적인 증오심 조장(助長)이 필수다. 희대의 악마 히틀러는 유대인들을 증오하게 만들어 자국민들을 단결하게 하였다. 볼셰비키는 귀족 유산계급(有産階級)에 대한 프롤레타리아들의 적개심을 증폭시켜 그의 혁명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해방이후 김일성은 반일감정과 지주 자본가들에 대한 서민들의 반감을 악용하여 한반도 북쪽을 장악하였다. 남쪽의 이승만은 오로지 반공 이데올로기 하나로 남쪽을 단합시키고 정권을 잡게 된다. 그리고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박정희 정권은 고질적인 빈곤을 퇴치해야 할 주적(主敵)으로 삼아 군사혁명의 정당성을 만든 것 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자신의 장기 집권을 위한 지지층 결집을 위해 지역감정을 이용하게 된다. 즉 세(勢)의 비교우위에 있는 영남인들이 호남인들을 미워하게 함으로써 정권의 지지기반을 다지려 한 혐의가 없지 않았다. 그는 장기 집권을 반대하는 정적들을 탄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용공조작(容共造作)과 인륜범죄를 방치하였다는 것이 어두운 부분이다. 그 후 정권이 여러 차래 바뀌긴 했지만, 동서(東西) 지역감정은 오늘에 이르기까지도 늘 선거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여, 아직도 일부 정치인들은 한 입으로는 화합을 외친다.그러나 한 입으로는 "우리가 남이가!" 하면서 이미 뿌리 내린 지역감정이 만드는 결집효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 같다. 그런데 현 정권에 와서는, 동서(東西) 화합은 고사하고, 그 옛날 미운 넘을 잡아 죽이고 정적(政敵)을 몰아내는데 만병통치약과 같았던 빨갱이 사냥까지 다시 부활시켰다. 그저 툭하면 '좌빨'이고 '종북'으로 몰아 부쳐 서로 증오하게 만들고, 입 달린 사람들의 입에 재갈까지 물려 놓았었다. 그 엄혹(嚴酷)했던 시절에도 사람의 성향을 구분함에 요즘 같은 기준을 들이대거나, 요즘처럼 천박한 용어를 쓰지는 않았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좌파와 우파는 있는 법인 데, 차라리 우(右)를 지칭하는 보수, 좌(左)를 지칭하는 진보 정도라면 몰라도, 좌빨, 우꼴은 또 무엇인가? 거친 언어들은 상대편에 대한 적개심으로 나타나고, 그것은 대중들을 서로 증오하게 만들어 이득을 취하려는 무리들이 바라는 바가 아니던가? 우선 언어가 정화되어야 논리가 서고, 논리가 있어야 토론이든 대화든 가능할 것이다. 부처님도 대중의 근기(根機)를 보아 설법 한다 하였다. 그리고 컴퓨터는 코드가 호환되어야 통신이 가능하다. '아스키 코드'를 쓰든, '유니 코드'를 쓰든 먼저 코드를 호환시켜 놓아야 컴퓨팅이 된다는 말이다. 술에 취한 사람은 자신이 취하지 않았다 우기고, 정신병원에는 미친 사람이 없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세뇌(洗腦)된 사람들은 자신이 세뇌당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른다. 그리고 다단계 사기에 걸려든 사람들도 처음엔 자신이 사기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한다. 마치 꿈을 꾸고 있는 사람이 그 꿈을 깨기 전 까지는 자신이 현재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듯이…. 산은 가운데 있는데 산 앞에 사는 사람들은 그 산을 '뒷산'이라 부르고, 산 뒤에 사는 사람들은 그 산을 '앞산'이라 부른다. 그런데 산은 둘이 아니듯이 왼쪽에서 보면 오른 쪽이 보이고, 오른 쪽에서 보면 왼쪽이 보일 뿐, 그들이 뭐라고 부르면 무슨 상관인가? 왜 그들이 부쳐 놓은 이름표를 달고 우리가 달라야 하는가? 우리가 남이 아니고, 우리는 하나임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