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꽃대선'의 가능성이 급부상하면서 설연휴를 계기로 대선주자들의 표심잡기 행보가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다. 헌재의 탄핵심판 미정으로 대통령선거 날짜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임기만료된 박한철 헌재소장의 발언에 따라 4월 하순이나 5월초순께 대선이 실시될 가능성과 함께 예비후보들의 행보가 바빠지게 된 것이다. 문제는 조기대선이 예상되는데도 정파별 예비후보군의 윤곽이 뚜렷하지 않고 후보들의 자질이나 정책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불확실한 대선일을 향해 사실상의 선거운동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후보에 대한 정보는 일부 언론이 예비주자 인터뷰를 통해 유권자가 필요로 하는 후보별 기초자료를 확인없이 내보내는 수준이거나 원내1당인 더민주당이 유일하게 탄핵민심과 관련 장단기정책을 발표하는 정도다. 그나마 예비후보 인터뷰도 출마가능성이 있는 모든 후보를 대상으로 했다기 보다 기피하는 후보는 제외되고 있어 유권자에게 충분한 정보가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이번 대선은 광장민심에 편승해 지지도를 높여온 후보들이 있고 개헌문제와 '빅텐트'등의 합종연횡에 따른 지지도 상승을 꾀하는 후보들도 있어 후보별 자질과 경륜 검증이 소흘했던 측면이 있다. 지난 대선에서 낙선된 후 이른바 친문패권에 의지한 대권의지를 지속적으로 과시해온 문재인 더민주당 전 대표의 경우 이미 획득한 지명도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의 반사이익 때문에 꾸준히 지지도를 높여왔다. 특히 문 전 대표는 최근들어 여론조사기관의 지지도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해 문 전 대표 진영에서는 야권후보경쟁에서 대세론으로 몰아붙여 본선후보의 위치를 굳히고 대선승리로 몰아갈 것 같은 움직임이다. 물론 대선까지 남은 기간 문 전 대표의 대세론이 다른 후보에 의해 뒤집어질지는 미지수이나 대세론이 그대로 먹혀들어 대권경쟁에서 승리한다면 나라의 앞길에 많은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사태가 이같은 문제에 대한 교훈이 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박 대통령의 경우 지난 두번의 대선 후보과정에서 제대로 검증을 거치지 않은 것이 지금의 불행을 초래한 원인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친박 세력의 비호와 야당과 언론의 수박겉핥기식 검증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를 걸러내지 못한 것이다. 철저한 검증은 모든 후보에게 적용되어야 할 것이지만 특히 여론 지지도 1위인 위세를 가지고 검증기회를 피하는 것은 결코 유권자들이 용납해서는 안된다. 문 전 대표의 경우 최근 KBS와 MBC의 대권주자 인터뷰를 기피함으로써 말썽을 빚은 것이 유권자의 눈에는 대세론의 위세를 과시한 것 처럼 보인다. 문 전 대표로서는 변명할 말이 있겠지만 대선이 촉박해진 분위기에서 유권자가 알고 싶어하는 후보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특히 문 전 대표는 노무현 정권에서 청와대비서실장을 지냈고 더민주당의 최대주주인 만큼 그의 발언과 행적에는 많은 의문이 따를 수 있고 이를 충분히 해명해야할 책무도 그에게 있다. 예컨대 '송민순 회고록'에 기록된 유엔인권위에 회부된 북한인권문제 처리를 문 전 실장이 북의 김정일에게 물어보고 처리했다는 내용은 아직 본인이 직접 해명한 바 없다. 이번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 보다 먼저 북한에 가겠다는 발언의 진의, 한반도 사드배치문제와 관련 애매한 입장을 보인 데 대한 확실한 답변 등은 국민들이 그의 안보관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사안들이다. 이밖에도 최근 그의 저서에서 제기한 역사관문제, 경제문제 등도 반드시 짚어야할 과제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