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대리인들과 최순실 변호인의 집단적 시간 끌기와 청와대 압수수색 거부는 설득력이 없다. 이미 국민들의 마음속에 대통령은 탄핵된 사람이다. 헌법재판소에서 기사회생을 해 탄핵소추안이 기각판결을 받아낸다 하더라도 과연 국정을 이끌어나갈 동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 청와대를 비롯해 대통령 주변의 인물들이 저지르고 있는 행동은 국가의 안녕을 위한 행위가 아니라 박근혜라는 인물 한 사람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위험한 발상이다. 물론 현직 대통령의 탄핵,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 등에 대한 선례를 남기지 않아 대한민국 미래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해석될 수도 있지만 그것마저 이 상황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변명이다. 지금 대통령은 이미 수많은 범죄행위에 가담한 흔적이 증거로 나왔고 헌법을 어긴 정황도 드러나 있다. 여기에 압수수색과 대면조사 등은 헌재의 판결에 별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측은 결사적으로 국민의 뜻을 반하는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대한민국의 현실은 암울하다. 국정공백 상태에서 미·중·일의 협공은 위협적이다. 북핵은 어떤 식으로 진화할지 모른다. 경제는 IMF보다 더 큰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시간을 끌고 있는 청와대는 도대체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국민들은 이미 잘 알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기각결정이 날 수도 있다는 1%의 기대감만 있어도 그 가능성에 목을 매달아 보는 것이다. 그들에게 국가는 없고 국민도 없다. 대한민국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있음에도 지루한 정치적 수싸움은 그치지 않고 있다. 촛불을 들고 광장에 다시 등장한 국민들은 그 배후에 불온한 세력이 존재한다는 누명까지 덮어쓴 상태다. 이런 나라가 새로운 대통령이 등장한다고 하더라도 과연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생각이 나눠져 그 간극이 너무나 넓어져 버린 이 사회를 통합할 묘수는 어디에 있을까. 이 사회적 불행을 누가 만들었는가.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이상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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