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와 오랜 인연을 맺고 있는 중국 산시성 시안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중국 여행의 핵심이었다. 주나라부터 당나라에 이르기까지 단속적이기는 하나 1000년 가까이 중국의 수도였었고 당시 세계 최강의 국력을 자랑하던 당나라의 수도였으므로 거기에 남겨진 역사적 자원은 끝도 없다. 아직 제대로 발굴하지 않은 자원과 공개하지 않은 유물들을 합한다면 시안만큼 화려한 역사도시는 없을 것이다. 보유하고 있는 관광자원이 아무리 많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시안은 중국이 외국 관광객을 받아들이는 개방 전부터 핵심적인 관광 콘텐츠인 병마용, 화청지, 대안탑 등을 다듬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과 연관된 다양한 이야기를 도시 전체에 깔았다. 그리고 고급 호텔을 짓기 시작했고 언제, 누가, 얼마나 많은 관광객이 와도 늘길 수 있는 큰 규모의 식당과 전통문화 극장을 지었다. 중국이 개방되고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몰려간 중국의 관광지는 베이징과 상하이에 이어 시안이 차지할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시안의 인기는 시들하다. 여행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중국을 찾는 사람들은 윈난이나 귀저우, 혹은 쓰촨 등을 선호한다. 왜냐면 거기에는 사적 향취도 있지만 사람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소수민족들이 자신의 삶터를 고스란히 지키고 있고 생활방식도 유지하고 있다. 사람들은 낯선 나라의 낯선 사람들을 보고싶어 하고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에서 새로운 여행의 감흥을 느낀다. 경주는 지금 옛 신라의 왕경을 복원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것을 복원한다면 얼마나 큰 경쟁력을 가질까? 국내 유력 일간지는 경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왕경복원 사업을 두고 '영화 세트장을 만드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옳은 지적인지 모른다. 경주는 경주만 가지고 있는 고유의 콘텐츠를 지키고 강화해야 한다. 자꾸 갈아엎고 새로운 것을 지으려는 개발본능을 억제하고 보존과 활용에 대한 본격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그래야 유수한 관광도시와 경쟁할 수 있다. 이상문(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