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의 시계는 열심히 달리고 있다. 국민들은 이 시간이 지루하기만 하다. 가부간의 결정이 하루빨리 나고 국정이 정상화 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생각이다.  지금의 어려움과 불안은 감수하겠지만 더 이상 방치하다가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명약관화한 결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시간 끌기에 집중하고 있다.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이정미 재판관의 임기가 끝나고 헌재의 기각 결정을 이끌어내는 것이 마지막 목표다. 대통령 측 대리인들의 고의적인 시간끌기는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대통령은 정부 기관이다. 한 사람의 개인으로 보는 것은 오해다. 그러나 지금의 대통령은 박근혜라는 개인으로 치환돼 있는 듯하다. 헌재의 탄핵 재판의 초점은 개인 박근혜의 명예를 지키고 정권이 바뀌고 난 후의 박근혜라는 한 개인의 사법 처리를 면하게 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측 대리인 중 한 사람인 서석구 변호사는 헌재 재판정에 태극기를 펼쳐 들었다가 제지당했다. 그 퍼포먼스의 의도는 무엇이었겠는가? 촛불집회에 대항하는 태극기 집회가 탄핵 기각이라는 여론을 몰고 가고 있다는 점을 의도적으로 보여주는 행위였다. 자유한국당은 이 시점에서 느닷없이 '질서 있는 퇴진'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탄핵을 결정한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말로 들린다. 이 나라 민주주의는 실종된 상태다. 지금은 우리 정치나 국민 여론은 보수와 진보의 대결이 아니라 탄핵과 비탄핵의 대결로 가는 듯하다. 탄핵은 헌법이 정한대로 결정이 난다. 결과를 받아들이고 그 결과에 따라 혼란을 수습하면 된다. 그것이 나라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의 눈에는 고통 받고 있는 국민들이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앞으로 펼쳐질 결과에 따라 정해질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에 대한 셈법에만 골몰해 있다. 촛불을 들거나 태극기를 휘날리는 국민들의 민심은 그들의 마음에 없다. 법을 어기고 버티고 있는 대통령이나 국민들을 외면한 정치인이나 모두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이상문(칼럼니스트)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