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관리 작용 중 사후의 인사(personnel management)도 중요하지만 '사후의 인사'(salutation)도 중요하다. 이 사후 인사는 대체로 무엇인가를 시작할 때나 만날 때가 아니라 '마칠 때'나 '떠날 때' 하는 인사(salutation)가 이에 해당한다. 여기서 '떠날 때'의 경우의 개념을 좀 더 확장해 볼 필요가 있다. 크든 작든 어떤 행위를 마치고 헤어지는 경우 즉 식사 후, 업무보고 후, 간단한 미팅 후, 퇴근 시 등도 다 포함시켜 보는 것이다. 이들의 경우에 자연스럽게 "잘 먹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든가 "내일 뵙겠습니다" 등으로 상호간 작별 인사를 하게 된다. 여기서 상급자가 떠나는 경우의 인사가 긴요하다. 예컨대, 상급자와 식사를 같이 하고 난 뒤 그 상급자가 차량으로 먼저 출발하는 경우라면 그 떠나는 차량 옆에서 깍듯이 인사를 해야 한다. 아부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예의'를 정확히 표하라는 것이다. 예의를 표하고 안하고는 개인의 선택이다. 혹 이른바 조폭 사회 인사 같다는 생각으로 거부감이라도 든다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이다. 인사(salutation)를 잘해서 얻을 수 있는 후속 혜택을 포기하는 것도, 인사를 잘 못해서 받을 수 있는 무례하다는 평가를 감수하는 것도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이다. 윗사람이 차에 오르기 전에 작별의 악수나 인사를 했다고 해서 그 차량이 출발하든지 말든지 딴 데를 보거나 먼저 돌아서 가버리면 예의가 아닌 것이다. 차량이 출발할 때 밖에서 인사를 해야 하는 이유는 차 안에 있는 사람 십중팔구가 떠나면서 '밖을 내다보기 때문'이다. 이때 밖에서 허리 굽혀 인사하는 부하와 돌아서 멀어져 가는 부하를 상사(上司)의 입장에서 비교해 보라. 바라보는 제 3자의 눈도 있을 수 있다. 만약 그 차안에 상사의 친구나 배우자가 같이 타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 인사하는 부하와 먼저 떠나는 부하로부터 남들이 받는 인상도 분명히 다를 것이고 그 상사에게 어떤 평가의 말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가 중앙정부의 D부처 실장으로 근무할 때의 일이다. 대통령비서실 C수석이 업무 차 나왔다. 부처 간부들 대여섯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게 되었다. 식사 후 그 수석이 각자와 인사하고 차량으로 먼저 떠날 때 그 간부들은 식당 마당 한 쪽에 서서 얘기하고 있었고 필자 혼자 마당 밖에서 떠나는 차량 옆에 서서 인사를 했다. 그는 여느 사람들처럼 창문을 조금 열어 답례를 하고 떠났다. 그 수석은 본래 D부 출신이어서 다른 간부들은 잘 알았지만 필자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 후 몇 달 지나 VIP집무실 옆방에서 D부 장관·C수석 그리고필자를 포함한 6-7명이 보고를 할 일이 있었다. 보고자는 장관이었고 보고회 말미에 그 수석이 VIP한테 필자 칭찬을 정색으로 했다. 그 일 후에도 기회만 되면 필자가 고생 많다는 둥 남다른 언급을 해줬다. 국제공항에서의 작별은 그야말로 하나의 각별한 순간이다. 배웅하는 자는 떠나는 자가 검색대를 통과해 옷매무새를 고치고 출국장 안쪽으로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는 것이 감동 차원에서 중요하다. 워싱턴 대사관에 근무하던 시절이다. 미국 출장 왔다가 한국으로 귀국하는 과거 동료들을 비롯해 숱한 공항에서의 떠남과 배웅의 장면을 유심히 관찰해 보았다. 떠나는 자 거의 대부분이 세 번 정도는 뒤돌아보며 검색대를 지난 후에는 반드시 돌아보는 것을 보았다. 마지막으로 돌아 볼 때 배웅하는 자가 아직도 손 흔들고 있는 경우와 배웅하던 자가 없어진 경우를 감성 차원에서 비교해 보라. 멀리 떠나면서 인사 없이 가버린 부하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가진 경험도 있다. D부에 근무할 때 꽤나 똑똑해서 남달리 아끼던 직원 중 하나가 정작 해외 근무를 떠날 때 온다간다 인사도 없이 떠나버렸다.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으려니 생각했지만 당시는 솔직히 괘씸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이러한 섭섭한 기억은 친한 사이 일수록 오래 가는 법이다. 회의 종료 후, 퇴근할 때 등 무슨 일이든 '사후의 정중한 인사'(salutation), '떠날 때의 성의 있는 인사'는 조직 최고 관리자 앞에서의 칭찬을 낳기도 하고 감성어린 우정으로 기억되기도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