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에는 대가가 따른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로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 찬반에 따른 국론분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제외하더라도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우리경제는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롯데를 비롯하여 면세점, 화장품, 호텔, 항공 등 중국 관련 유통업과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4백만 명에 달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방한감소가 예상된다. 주식시장도 지난 주말부터 변동성이 커지면서 면세점이 주업인 특급A호텔의 주가가 13%나 폭락했고 다른 중국 관련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해당기업의 주주들 입장에서는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할 일이다. 주가하락은 기업가치 하락과 자산 감소로 이어져 소비심리 위축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투자부진으로 성장 동력을 잃고 기대했던 소비마저 위축되면 우리 경제는 탈출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저출산, 고령화, 생산가능 인구감소로 성장잠재력이 낮아진 상황에서 이번 사태는 우리경제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정부는 사드배치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곤 했지만 정부는 보복가능성과 경제피해를 안이하게 판단하여 이런 곤경에 빠지게 되었다. 사드 배치가 북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주한미군의 방어력 증강에 있다면 전략적 접근으로 시간을 벌면서 미국과 함께 외교적으로 중국을 설득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대통령탄핵 위기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처리하려는 의도가 궁금하며 아무리 보아도 현명하지 못하다. 피해는 서민에게 집중된다. 현재 같은 피해상황을 초래한데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 남북대치 상황 속에 안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지만 경제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안보를 강화하는 방법은 찾아 볼 수 있다. 한·미 안보동맹과 한·중 경제협력은 하나를 얻기 위해 또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트레이드오프(trade-off) 관계라고 보지 않는다. 미국은 6·25동란을 거치면서 혈맹관계로 우리의 최대 안보파트너이지만 중국 또한 우리의 가장 큰 경제파트너다. 2016년도 대중국 수출액은 1,244억불이고 수입액은 870억불이며, 우리나라의 중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25.1%에 달한다. 그리고 홍콩에 대한 수출은 6.6%를 차지하여 범 중국 수출비중은 31.7%에 달한다. 반면 대미국 수출액은 664억불이며 수입액은 432억불로서, 중국과의 교역규모는 미국의 2배에 달한다. 두 강대국 사이에 위치한 우리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기보다 공존의 지혜를 찾아야 한다. 중국의 경제보복은 WTO자유무역체제에 반하는 조치로서 국제사회의 지탄을 면치 못할 조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차 경제·외교적인 압박수위를 높여나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적극적인 외교노력이 필요하다. 아직 사드가 실전배치가 되기 이전임에도 중국의 압박이 거세다. 중국은 사회주의체제로서 최악의 경우까지 상정하여 대비해 나가는 자세가 절실하다. 이번 사태에 대해 중국에 맞대응하기 보다는 냉정한 자세를 견지하며 중국의 반시장적인 조치를 지적하는 한편 새로운 시장개척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중국에 대한 교역비중을 낮추고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등 수출입 확대여력이 있으면서도 현재 교역비중이 낮은 국가와의 경제교류 폭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한편 경제체질개선 차원에서라도 한국 상품의 경쟁력 강화와 독자적 기술력 확보 및 마케팅 능력을 제고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경제·외교 면에서 독자적인 자주역량을 키워 나갈 때 강대국으로부터의 영향력을 적게 받으면서 비로소 강대국의 패권주의적 행동으로부터 피해를 보지 않을 것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한·미·중 관계를 재점검하며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지렛대는 무엇인지를 발견하고 이것을 확보해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