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행정이 존재하는 기본이유는 '주민복지'이다. 그러므로 주민이 사는 '지역현장'은 정치·행정의 '시작'이요 '종착역'인 것이다. 그래서 한 나라의 '수도'(首都)는 정치·행정의 지역적 대표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서울은 1394년부터 조선조 수도가 된 이래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초기 백제 수도 위례성 터였고 조선의 수도로서는 처음에 도성(都城)을 외곽 경계로 하여 경복궁을 중심으로 유교적 이념에 따라 설계된 일종의 계획도시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입법·사법·행정 3부의 정부기관이 모여 있다가, 2012년부터 행정부의 16개 기관이 세종특별자치시(세종시)로 이전하여 현재 서울에는 이른 바 내치와 외치를 직접 담당하는 법무부, 행정자치부, 외교부 등이 남아 있다. 미국의 수도는 '워싱턴 디씨'(Washington D. C.)이다. 1789년 미합중국(USA) 출범 당시에는 뉴욕이 수도였다가 잠시 필라델피아를 거쳐 1800년부터 워싱턴이 공식 정치·행정의 수도가 되었다. 디씨(D.C.)는 연방정부의 콜럼비아 직할구(District of Columbia)를 줄인 말이다. '콜럼비아'는 대영국 독립전쟁 당시 수호여신의 이름이며 현재 연방 의사당 꼭대기에 대서양을 향해 있는 동상이 바로 이 콜럼비아이다. 이 워싱턴(D.C.)은 연방 출범 당시 13개 주의 중간 지점에 있는 버지니아(Virginia)주와 매릴랜드(Maryland)주로부터 포토맥(Potomac)강을 중심으로 일정한 면적(사방 길이 10마일에 면적 100평방 마일)을 할양받아 처음에는 '마름모꼴'로 형성되었던 계획도시이다. 그 후 1847년에 포토맥 강 남서부 버지니아 지역은 버니지아에 반환하여 현재는 포토맥 강을 포함한 매릴랜드 지역만 워싱턴이다. 그래서 그 형태는 마름모꼴 오른 쪽만 직선 경계이고 왼쪽 한 면은 포토맥 강 곡선을 따라 꾸불꾸불하게 된 것이다. 위싱턴(D.C.)의 인구는 약 60만 명이고 전역이 의사당(U.S. Capital Hill)을 중심으로 북서(NW), 남서(SW), 북동(NE), 남동(SE)의 4분위(quadrants)로 나누어져 있다. 도로는 의사당을 기점으로 흡사 바둑판처럼 동서방향으로 깔린 도로는 영어 알파벳 순으로, 남북방향 도로는 아라비아 숫자 순으로 각각 양쪽으로 늘어나면서 이름이 붙여져 뻗어 있어 처음 가는 운전자도 이 구조를 알면 길 찾기가 쉽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들 동서방향 도로 중 "J"도로는 4분위 지역 어디에도 없다. 그리고 대각선 방향 도로는 미국 50개 주의 이름이 각각 붙여져 있다.  미국의 연방정부 기관들은 의사당과 백악관 주변에 대략 20분 이내에 서로 도달할 수 있는 위치에 성냥갑처럼 배치되어 있어 상호 '접근과 소통'이 매우 용이하다. 이리하여 미국 워싱턴은 계획적으로 형성한 정치·행정 수도로서 성공한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국제 외교가에서도 외교관들이 근무하고 싶어 하는 최상급 지역이며 명문 중·고·대학교들도 상당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편 또 다른 대표적인 행정수도로서 호주의 '캔버라'(Canberra)와 브라질의 '브라질리아'(Brasilia)가 있다. 이들은 그 나라 중심 도시들인 멜버른·시드니, 상파울루·리우데자네이루 등과 각각 분리되어 연방 또는 중앙 정부가 위치한 계획도시들이다. 이들이 이미 행정수도가 된지도 60-90여년을 지나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 외교관들 사이에는 이 지역들을 한국에서 한 때 귀양지 대명사였던 '백담사' 이름을 갖다 붙여 '캔담사', '브담사' 등으로 각각 불리고 있다. 그만큼 살기가 힘들고 일종의 귀양지처럼 여겨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대한민국 '세종시'는 어떠한가. 중앙정부가 간 곳도 아니다. 행정부의 기관들만 가 있을 뿐이고 주요한 국가 의사결정 기관들은 여전히 서울에 있다. 그래서 중간급 이상 고위 공무원들은 세종시에서 보기 힘들다. 중·하위직 공무원들은 관리자 없는 세종 청사에서 나침반도 없이 행정의 바다에 표류하고 있다. 주민 접촉도 거의 없다. 국민의 소리를 잘 듣지 못한다. '지역주민'이 근본인 행정의 시행제도들을 그들이 대부분 수립·집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세종을 '세종섬'이라 부른다. 이 '세종섬'에 갇힌 그들이 행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다 옮겨간 캔버라, 브라질리아가 반세기를 훨씬 지난 지금도 '~담사'로 불리고 있는데, 우리의 세종은 어느 세월에 섬에서 벗어날 것인가. 이에 대해 책임 있는 자들은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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