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이정미 소장 대행이 대통령 탄핵 선고가 있던 날 1시간 일찍 출근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그런데 이 재판관의 뒷머리에 헤어롤 2개가 매달려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판결이 임박해지자 쉴새없이 일했던 이 재판관의 '아름다운 실수'로 비춰지는 대목이었다. 이 재판관도 여성이고 역사적 순간에 판결문을 낭독해야 하는 부담감에 자신의 외모를 꾸밀 수밖에 없었을 테고, 머리를 여유롭게 단장할 시간마저 얻지 못한 채 헤어롤을 마저 제거하지 못하고 출근한 모습을 보면서 국민은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이 재판관의 헤어롤은 해외언론에서도 언급이 됐다. AP통신은 이 재판관의 헤어롤 해프닝에 대해 "한국의 일하는 여성들의 모습이 투영된 한 순간이었다"며 "사람들은 헤어롤 해프닝을 이 재판관이 판결을 위해 얼마나 헌신했는지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였다"라고 해석했다. 가수 윤종신은 자신의 SNS를 통해 "상식과 모두를 위한 아름다운 실수"라며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 재판관의 헤어롤 해프닝은 당장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올림머리'를 떠올리게 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박 전 대통령은 관저에 머물렀고, 그 다급하고 숨찬 상황에서 태연하게 자신의 전속인 강남의 최고 헤어디자이너를 불러 올림머리를 하는데 2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이 이정미 재판관의 헤어롤에 대한 인상과 정면 충돌했다. 헌재의 선고문에 세월호 7시간은 탄핵사유가 되지 못한다고 이 부분을 각하했다. 김이수, 김진성 재판관의 보충의견으로 대통령이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남기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304명의 희생자가 나온 세월호 참사가 탄핵사유에 빠진 것은 국민들이 아쉬워하는 대목이다. 이 재판관의 헤어롤은 실수였겠지만 세월호 7시간 동안의 박 전 대통령에게 주는 준엄한 경고의 메시지였을지도 모른다. 판결로 대통령직을 상실했지만 삼성동 개인집에 준비가 덜 됐다는 이유로 여전히 청와대 관저에 머물고 대국민 메시지 한 마디 던지지 않았던 자연인 박근혜에 대한 엄중한 꾸짖음이었을 지도 모른다. 이상문(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