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대구경북의 정치권은 사실상 탄핵을 둘러싼 지지와 반대로 분리되었다. 여당이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으로 갈라선 것이다. 그러나 정서적으로는 이미 4·13총선 당시부터 친박 비박간의 내면적 분리가 시작되었다. 결국 이번 헌재의 박근혜대통령 파면으로 자유한국당이 여당에서 야당이 된 것은 물론 당내의 탄핵반대와 지지세력의 분리, 골수친박과 비박의 갈등 등으로 당론도 결정하지 못할 정도로 지리멸렬된 것이다.  소수여당으로 전락했던 여당이 분당에 이어명맥만 유지한 채 사멸단계에 이른 셈이다. 탄핵정국 속에서 여론조사상으로는 국민의 약20% 밖에 지지하지않는 탄핵반대 편에 기울어진 대구경북정치권이 섬과 같은 고립된 정치환경에 놓였다가 이번 탄핵으로 그 섬마저 침몰된 형국이다. 대구경북의 정치적 위상이 나락으로 추락했다고 할까?  그런 가운데 맞이하는 4월 12일의 상주·군위·의성·청송 보궐선거와 5월의 대통령선거는 이같은 TK정치권의 초라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당내의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거리두기 문제로 사실상 내홍을 겪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보선에서는 공천자를 내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5월대선을 앞두고는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의 출마가능성에 대비해 만들어진 특혜적 대선경선룰에 경쟁후보들의 반발로 어수선하기 짝이 없다.  바른당의 경우 보수후보단일화에 문을 열어놓고 있어도 박 전 대통령측와 태극기집회측의 탄핵불복기류와 자유한국당의 탄핵관련 당론분열 등으로 성공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김종인 전의원의 반(反)문재인 연합전선구축에 새로운 변수가 돌출할 가능성에 희망을 가질 정도다. 대구경북 정치권은 갈수록 태산이 가로막는 것 같은 답답함을 떨칠 수 없다. 이를 벗어날 탈출구는 없는 것일까? 문제가 엉킬수록 단순하게 생각해야 답이 나올 수 있다. 요컨대 대구경북의 정치적 정서가 한마디로 건강한 보수정권의 탄생에 있다면 어떤 경우라도 경쟁력 높은 보수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방법 밖에 답이 없다.  아니면 이번 대선에는 보수정권탄생을 포기하고 차기집권을 위한 정치세력의 싹을 키우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보수집권을 포기한다면 현실적으로 이후 순차적으로 실시될 지방선거, 총선거 등 각종 선거에서도 새로운 정치세력을 키울 희망을 가지기 어렵다. 19대 대선에서 경쟁력을 보여야 이후의 선거에서 자생력을 키울 바탕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어떤가. 대선예비후보들은 두 손으로도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숱하지만 여론지지도면에서는 유력후보가 없는 게 문제다. 5월초로 예상되는 짧은 대선기간동안 경쟁력 있는 후보를 만들어 내기도 쉽지 않다. 지금 예상되는 더민주당의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지명된다면 반문연대(反文聯帶)를 성사시켜 대구경북권출신후보를 등판시키든지,아니면 역외출신유력후보를 밀어서 당선권에 진입시키는 길 뿐이다. 만약 더민주당 경선에서 대연정을 내세우는 안희정 후보가 지명된다면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은 대연정의 문제를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어차피 집권 가능한 대선주자를 낼 수 없을 바에는 연정을 고리로 대구경북의 활로를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나 반문연대든 대연정이든, 이미 헌재의 판결이 끝난 탄핵문제를 대구경북정치의 중심에 두고 세력이 찢어져 다툰다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이번 대선에서 독자적 유력후보를 만들 수 없음은 말할 것도 없고, 반문연대나 대연정이 성사되더라도 TK정치권의 역할은 희미하고, 아무 실익을 챙길 수도 없게 될 것이다. 삼성동정치의 부활에 TK정치권이 핵심역할을 한다면 지역정치는 상당기간 되살아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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