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대선후보들이 9명이나 된다고 한다. 한바탕 탄핵의 회오리를 겪고 나서 보수의 아이콘이던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으로 이름을 바꿨지만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필적할만한 후보가 없는 상황에 올망졸망한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이 파면됐으니 이제 자유한국당은 여당도 아니다.  그리고 그 당에서 대선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도대체 저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 대선이라는 도전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고 했던 김진태 의원도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 판이니 이번 조기대선은 참 진귀한 구경거리가 많을 것 같다. 대통령을 뽑는다는 것은 한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일이다. 4년 전 우리가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뽑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물론 그 결과는 아무도 알지 못하지만 최소한 이 정도로 낯부끄러운 국정농단 사태는 면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그리고 권력의 핵심이 사라져 버린 상황에서 안보와 외교, 경제가 바지랑대 위에 걸린 손수건처럼 위험하게 팔랑거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소위 핵심 친박이라고 자처하는 이들 중에 대선 후보로 나선 사람들도 있다. 그 가운데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친박 후보에 속한다. 친박들은 지금 고개를 숙이고 자숙의 시간을 보내야 옳지 않은가. 그것은 우리 국민의 상당수가 바라는 바다. 물론 삼성동 사저 앞에서 진을 치고 탄핵 불복에 대한 시위를 벌이는 사람들만 들여다본다면 아직도 박근혜의 그늘이 참 넓구나 생각하겠지만, 친박들은 그 손바닥 만한 그늘 안에서 착시현상을 겪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피선거권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통령 선거의 후보로 나설 수 있다. 그러나 정치적 현실에 대한 인식도 분명히 필요하다. 국가가 이처럼 혼란에 빠진 것에 대한 연대책임을 져야 할 인물들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정치가 얼마나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지 실감을 하게 된다. 제발 이번 대선을 마지막으로 정치적 성숙단계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이상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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