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한민국 헌정사상 전직 대통령으로는 4번째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된다.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탄핵을 당한 불명예를 안고 검찰에 나서는 박 전 대통령은 권한 정지시절 검찰과 특검의 수사를 거부했다. 그리고 청와대 압수수색도 사실상 그의 의지로 원천봉쇄했다. 아마도 박 전 대통령은 틀림없이 헌재의 탄핵심판이 기각되고 자신은 다시 대통령 자리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헌재의 판결 중 박 전 대통령이 검찰과 특검의 수사를 거부한 사실, 청와대 압수수색을 막은 사실을 두고 헌법질서를 흩트린 중요한 행위로 규정했다. 이른바 괘씸죄에 해당되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나와서 수사를 받을 경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온 국민이 주목할 것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범죄행위를 13개 항목으로 정해 놓고 수사를 벌이는데 한 번도 자신의 본심을 자신의 발언으로 해 본 적이 없는 그가 검찰의 칼날 같은 질문을 어떻게 피해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물론 변호사가 동석할 수 있지만 검찰의 질문에 대신 답변하거나 박 전 대통령이 답변을 위해 변호사에게 질문을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동안 삼성동 사저에서 변호사들로부터 검찰의 질문을 피하기 위한 예행연습을 했다고는 하지만 검찰도 그렇게 멍청하지는 않다. 박 전 대통령의 수사에 부장급 검사 2명을 투입한다고 하니 이번에는 박 전 대통령이 쉽게 빠져 나갈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가장 바람직한 모습은 박 전 대통령이 정직하게 사실을 밝히는 일이다. 자신의 말대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선의로 한 일들이었다면 그 사실을 증명할 수 있도록 남아 있는 이들이 청와대를 압수수색 하도록 해야 할 것이며 최순실과의 관계에 대한 납득할 수 있는 답변을 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헌재에서는 탄핵 사유로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세월호 7시간'에 대한 분명한 해명을 해야 한다. 이것은 우리 현대사 가운데 매우 비극적인 사건 중 하나이며 이 사건이 일어날 당시의 행적이 묘연했던 그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진실을 말해야 한다. 그래야 이번 국정농단 사건의 파장이 고요해 질 수 있다. 그리고 포토라인에 서서 국민들 앞에 사죄해야 하며, 분열과 갈등의 후유증을 겪고 있는 국가의 현실에 위해 헌재 선고 결과를 승복하고 화합과 진정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그래야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면모가 서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모든 사실을 부정하고 정치적 부활을 노리는 듯한 인상을 풍길 때는 국민들에게 더 이상 용서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상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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