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프랑스의 철학자요, 종교사상가인 파스칼은 그의 저서 명상록 '팡세'에서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 하였다. 사람은 자연 중에서 가장 약하여 마치 갈대와 같으나, 사고(思考)하는 힘이 있으므로 위대하다는 뜻이다. 사고는 생각하고 궁리하는 것으로 철학에서는 사유(思惟)라 하고, 사색은 어떤 것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고 이치를 찾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다른 동물과 달리 마음의 자세인 태도와 물질이나 육체에 대립되는 영혼과 마음을 가졌고 생각하는 능력인 정신을 소유한 만물의 영장이 곧 인간이다. 인간 성격의 특이한 점은 괴로움은 참아도, 외로움은 참기 어려운 정신적 고통의 체험자다. 괴로움은 몸이나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고 힘들고, 어렵고, 귀찮고, 성가심을 가리킨다. 그러나 외로움은 육체의 고립에서 벗어 난 홀로 쓸쓸하고 고독함을 말한다. 육체적 노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괴로움은 있어도 외로움은 적은 편이다. 그 까닭은 육신의 고단함이 마음의 외로움을 억제하고 지배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괴로움의 원인은 인간적 죄절감에서 유출되기도 하지만 고통, 고민, 슬픔과 번민, 역경에서 시작된다. 괴로움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자기의 의무를 다하기 위한 괴로움이 있고, 운명과 싸우며 견디는 괴로움, 나쁜 유혹물을 물리치려고 애쓰는 괴로움, 좋은일을 하고 올바른 것을 지키기 위한 괴로움도 있다. 모든 괴로움은 신체에 영양분이 필요하듯, 우리의 정신상의 양식이 될수 있다. 편하기만을 원함은 영혼을 위태롭게 하는 결과가 된다. 괴로움을 이겨나가지 않고는 사람은 스스로의 영혼을 구하지 못한다. 더 깊은 인간이 되었다고 하는 것은 괴로움을 겪은 인간만이 가질수 있는 특권이다. 인간의 본질이 괴로움이며, 자기 숙명에 대한 의식이다. 그 결과 모든 공포, 죽음의 공포까지 거기에서 생겨난다. 병이 육신을 괴롭힌다면 외로움(고독)은 정신을 갉아 먹는 아픔이다. 고독이 정신에 미치는 영향은 음식이 육체에 미치는 영향과 같다.  그리고 정신에 있어서의 고독은 신체에 있어서의 절제와 같다. 산다는 것은, 깊은 고독 속에 잠재하고 있다. 그래서 철학자 쇼펜아워는 "고독은 뛰어난 정신을 가진 사람의 운명"이라 했다. 사람은 혼자서 세상에 나와 혼자서 떠난다. 사람의 마음이 부드럽고 온유하며 정(情)에 끌리기 쉬워 정의롭지 못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강해지기 위해서는 고독을 경험해야 한다는 말도 있다. 릴케의 시에, 외로움은 비와 같은 것이다/ 해질녘을 향하여 바다에서 오른다/ 아주 먼 들판에서/ 고독은 하늘에 올라가 언제나 거기 있다/ 그리고 하늘로부터 처음으로 거리 위에 내린다. 이형기의 '그대'라는 시 귀절에도 외로움이란 내가 그대에게, 그대가 나에게 서로 등을 기대고 울고 있는 것이라 했다. 아마도 이 시인은 천국일지라도 혼자서 살려면 참으로 견디기 힘들 것이다. 우리의 속담에 '끈 떨어진 뒤웅박'이란 홀로 나가 떨어져 아무데도 붙지 못하고 굴러다닌다는 말이니 조금도 의지할 데가 없어진 처지를 두고 하는 뜻이다. 짝 잃은 기러기가 그 사정을 알 것 같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