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여전히 파벌이 최우선이며, 친분이 크게 작용하는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파벌과 친분의 사회'라는 말도 나온다. 오로지 제몫과 소속 집단의 이익만 챙기려는 분위기가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은 것도 그 때문이다. 우리는 그런 삭막한 풍경 속에 내팽개쳐진 채 세력 다툼만 창궐하는 소용돌이 속에 떠다니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히면 그 극성은 하늘을 찌르곤 한다. 상식을 넘어서는 정도가 아니라 그야말로 '억지 춘향'식 괴담들이 세상을 뒤흔들어 놓기 일쑤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최우선으로 사실(fact)에는 아랑곳없이 날조되고 부풀려진 괴담들을 만들고 퍼트려 상대 정치 세력에 타격을 가하게 마련이다. 정치인들은 헤게모니 장악을 위해 이런 주장을 조장하거나 괴담들에 편승해 상대 진영을 깎아내리는 데만 혈안이 되기도 한다.  광우병, 한·미 FTA, 천안함 사태 때 터무니없는 괴담들이 날조되고, 이와 맞물려 돌아가는 정치적 목적의식이 세상을 뒤흔들어 놓은 사실에 경악하던 기억들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데도 그런 분위기는 지양되지 않고 있다. 세월호, 사드 문제를 싸고도 어김없이 괴담을 퍼트리는 사람들은 사실이나 진실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지금도 목도하고 있다.  광우병 사태 때 한 방송사는 인간광우병 감염 확률이 94%라고 왜곡 과장보도하고, 한 고위관리는 광우병환자들이 미국에서만도 25만 내지 65만 명이 은폐된 채 죽었다고 주장했지만 나중에 밝혀진 바로는 뜬금없는 허구였다. 하지만 그런 보도와 주장 때문에 온 나라가 엄청난 몸살을 앓은 뒤 그 책임을 지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더욱 가관인 건 천안함 폭침 때 어이없게도 미군 잠수함 충돌설을 보도한 한 인터넷 매체 대표가 세월호 침몰 때는 고의로 실종자를 구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펴는가 하면, 천안함이 좌초됐다고 주장한 한 업체는 세월호 침몰 때는 엉터리 구조장비(다이빙벨)로 구조작업에 엄청난 혼선을 빚게 하기도 했다. 심지어 고의 침몰설까지 주장한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사실이 밝혀져도 사과 한 마디 없으며,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최근 세월호가 잠수함에 부딪쳐 침몰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자 충돌설을 내세우던 한 학자는 말을 조금 바꾸기는 했지만, 무슨 근거로 그렇게 주장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어느 쪽 편들어주기를 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한 방송사는 충돌성을 부추기는 특집 방송을 해 그런 의혹을 증폭시켰는데도 지금은 꿀을 먹은 듯 '입'이 없다.  정치인들이 나라가 어떤 어려움과 혼란에 빠지든 자기 패거리의 득세만 겨냥하고, 이에 줄을 서면서 그들의 목적 달성에 보탬이 되는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는 사람들도 적지 않아 문제다. 올바른 정치인이라면 진정한 애국심을 바탕으로 자신의 입신보다는 나라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헤게모니에만 눈이 어두운 정치인들에게 줄을 대는 사람들도 최소한의 양심과 상식은 저버리지는 말아야 한다.  '천자(天子)는 사해(四海)를 집으로 삼습니다. 마땅히 동서를 구별해서는 안 됩니다. 천자는 사람들에게 편협하게 보이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중국 당나라 때 장행성(張行成))은 태종에게 이같이 간했다. 당 태종은 이 신하의 말 때문에 '천자는 지공무사(至公無私)해야 한다.'는 깨달음으로 중국 역사상 최고 치세로 인정받는 '정관(貞觀)의 치(治)'를 했다. 미국의 워싱턴, 제퍼슨, 매디슨 등도 철저하게 파벌(당파)을 부정한 인물들이었다. 위싱턴은 당파 초월을, 매디슨은 파벌 분쇄를, 제퍼슨은 파벌의 위험성 인식을 담보로 입지를 다졌고 국가 발전을 일궜던 대통령들이다.  대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이 나라가 어디로 가게 될지 걱정이다. 자신의 파벌만 득세하기 위해 나라는 뒷전인 정치인들은 이제 국민들이 제대로 알아봐야만 한다. 그렇지 않고는 나라의 장래가 암담해질 수밖에 없다. 목적 달성만 겨냥한 대선 판의 이전투구도 문제지만, 대선 이후 나라가 과연 지공무사(至公無私)의 정상 궤도를 찾게 될는지 심히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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