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조직에 인력을 채용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후보 될 인물이 조직 목표 달성에 필요한 전문성·역량 등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 즉 '능력 검증'이 필요하다. 이것은 그 인물의 '쓸모'에 관한 검증이며 이 쓸모가 기본적인 수준이면 그 다음에는 쓸모의 고도성 여부보다는 인물의 성실성과 같은 '됨됨이'가 더 중요하다. 이 '됨됨이'에 대한 평가를 보통 '인물 검증'이라고 하며 현실적으로 넓은 의미에서는 능력 검증도 이 과정에 포함될 수가 있다. 인물 검증을 하다보면 조직인으로서의 개별 인간이 다음과 같이 분류될 수 있다. 우선, 조직 리더(leader)의 유형으로는 과업을 전략적으로 관리해 가는 지장(智將)형, 문제를 덕으로 해결해 나가는 덕장(德將)형, 난제를 돌파해 나가는 용장(勇將)형, 조직 목표나 구성원들의 동기요인도 파악하지 못하는 우군(愚君)형, 그 자신 무임승차자(free rider)와 같은 방임(放任)형, 능력보다는 운에 의해 승진 등이 되는 운장(運將)형, 부하를 쥐어짜서 위로 충성하는 변사또형 등이 있다. 그리고, 조직 팔로워(follower)의 유형으로는 매사에 전력을 다하는 충신(忠臣)형, 힘든 일에 앞장 서는 전사(戰士)형, 대외 협상 등에서 소질을 발휘하는 싸움닭형, 일 자체보다 환심 사는 데 치중하는 전천후 살살이(阿諂)형, 신념 없이 이익 등을 좇아 갈팡질팡하는 좌고우면(左顧右眄)형, 편한 일은 하고 힘든 일은 피하는 감탄고토(甘呑苦吐)형, 겉으로 동조하나 속으로 배신하는 면종복배(面從腹背)형, 말에 충성이 실려 있으나 속에는 적의(敵意)가 도사리고 있는 구밀복검(口蜜腹劍)형 등이 있다. 이처럼 조직인의 유형이 개념적으로는 분류될 수 있지만, 실제 어떤 사람이 어느 유형에 속하는지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직접 언행을 관찰해 보는 방법이 제일 정확하겠지만 구성원으로 채용해버린 상태에서 근원적인 평가를 하는 것은 이미 늦은 일이다. 그래서 정규로 채용하기 전에 인턴이나 시보(probation) 기간을 두어 관찰하기도 하나 개별 조직에 따라 현실 여건이 그리 용이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이 방법은 능력 즉 '쓸모'에 대한 검증은 어느 정도 될 수 있어도 인간성 같은 '됨됨이'에 대한 검증으로는 완전하지 못하다. 현실적으로 최선의 방법은 임용될 후보에 대해 미리 '인물 검증'을 하는 것이다. 이 미리 알아보는 것이 곧 검증 절차(vetting process)이다. 이 절차의 보편적인 수단은 과거 행적을 살핌으로써 현재·미래를 판단하는 것이다. 여기서 특정인의 행적 자료를 어떻게 확보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게 된다. 이 과정은 개인 인권과도 직결되므로 정당성 차원에서 고도의 윤리적 접근체제가 필요하다. 물론 면접(interview)이 병행되기도 하지만 인간을 외형이나 관상(觀相) 등으로 판단하는 것은 불완전한 측면이 있다. 관상에 드러나지 않는 인간 내면의 이념이나 가치 등도 있고 그 처한 시간과 상황에 따라 인물의 용처는 얼마든지 다양해 질 수 있다. 관상 차원에서 이른바 '쥐의 눈'을 가졌다 하더라도 그것으로 개인의 전반을 평가하는 것은 옳지 못한 것이다. 인물 중 소위 '멍청하고 부지런한 자'(멍부)는 안 된다. 자칫 조직과 사회 나아가 나라에 앞장서 해를 가하는 용감한 전사가 될 수 있다. 이런 자는 없는 것만 못하다. 우직하고 성실한 것까지는 좋으나 어두운 것은 용납될 수가 없다. 다음으로 '총명하며 부지런한 자'(총부)도 리더로서는 곤란하다. 쉽게 자만해지고 조직 전체를 피곤하게 하는 주역이 될 수가 있어 현대 '발전 조직'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런 자는 참모나 비서 또는 하위 기획자로서는 적합하다. 한편 '총명하고 게으른 자'(총게)는 리더로서는 최적이다. 참모나 실무직으로는 부적합하나 발전 조직에는 적합할 수가 있다. 끝으로 '멍청하며 게으른 자'(멍게)는 조직에 무해무익하다고 할 수가 있고 앞의 '멍부'보다는 차라리 낫다. 그러므로 대소 조직에서 상당 이상의 주요 임무를 부여할 때 조심해야 할 인물 유형은 그리 밝지 못하며 부지런한 즉 '멍부'형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인사에 있어 이보다 더 경계해야 할 인물이 있다. '아무도 욕하지 않는 사람'이다. 모두가 좋게만 말할 뿐 비판하는 사람이 없는 자는 요직에 기용하면 안 된다. 큰 사고도 없지만 큰 발전도 없는 반면 일단 유사시에는 조직은 죽어도 자신은 살아남는 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