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지금 두 가지 큰 이슈가 온 나라를 끌고 가고 있는 듯하다. 하나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인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과 또 다른 하나는 그것으로부터 비롯된 조기대선이다. 이 두 가지는 이슈는 우리 현대사 가운데 가장 특별한 경험을 하게하며 우리 국가의 미래를 결정지을 중대한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 두 가지의 일을 제대로 갈무리 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오랫동안 딜레마에 빠져 있어야 할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이후 온갖 분석이 다 나오고 있다. 그는 자신의 범죄를 아직 전혀 깨우치지 못하고 있으며 조국과 국민을 위해 선의로 한 일을 범죄라고 엮은 검찰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는 말이 있는가 하면, 결국 이렇게 될 것이 당연했음에도 그가 고용한 변호사들이 대응을 잘못해서 참변을 일으켰다는 의견도 있다. 아무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파면되고, 급기야 구속까지 된 데에는 자신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불통의 대통령은 자기만의 왕국을 만들었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자신의 행위는 헌법이라는 불가침의 영역을 초월한다고 믿었을 것이다. 혹여 대통령의 잘못된 행위에 대해 바른 소리를 하거나 비판을 한다면 여지없이 버림을 당하거나 쫓겨나는 일들이 비일비재한 상황에서 누구도 그의 앞에서는 부정적 견해를 드러내면 안 됐을 것이다. 그것이 전형적인 박근혜의 스타일이었다. 오죽했으면 우병우 이후의 마지막 민정수석으로 취임했던 최재경 변호사가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표를 던졌겠는가. 최재경 변호사는 대통령에게 검찰 출석과 특검 출석을 권하려 했을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과 그의 사이에 유영하라는 정치 변호사가 끼어 있었고,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사탕발린 소리에 박 대통령이 놀아났다는 이야기도 있다. 우리는 불행한 시대에 살았다. 한 사람의 대통령이 국민들을 대상으로 권력놀음을 즐기고 있었고, 거기에 기가 막히게도 함량 미달의 민간인 한 사람이 끼어 있었다. 그 사실은 까마득히 눈치 채지 못했고 모든 정보는 청와대 안에서 가공되고 인멸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불행의 시대는 종말을 고했고 이제는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일로 세상이 어수선하다. 문재인 대세론에 빠졌던 대선 정국이 안철수와 양강구도가 형성되면 그 대세론이 뒤집힌다는 여론조사도 나온 판이니 아직 대선의 결과는 어느 누구도 짐작할 수 없다. 이제는 보수와 진보의 진영 논리가 아니라, 친문-비문의 대결이 된 양상이다. 문재인은 대통령이 되면 무조건 안 된다는 안티진영이 의외로 많고 안철수는 그들을 등에 업고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결국은 다음 대통령은 인물 중심의 선거가 될 수밖에 없다. 보수를 추구하던 세력은 일찌감치 밀려나버렸고 문재인이든 안철수든 진보적 성향을 가진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과거 10년간의 우리 정부와는 다른 형태의 권력구조가 생상될 것이 분명하다. 다만, 보수층의 지지를 업고 안철수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그가 취해야 할 정치적 입장이 애매모호하긴 할 것이다. 그가 문재인의 패권주의에 반항하며 국민의당을 창당해서 분가할 무렵의 선명성은 지금 선거과정에서 어느새 사라지고 없다. 무조건 당선이 되는 것이 급하긴 급한 모양이다. 아무튼 우리는 두 가지 큰 이슈의 산을 넘어야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할 수 있다.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은 드디어 우병우의 검찰 출석으로 그의 결말을 보이고 있다. 이 문제를 얼마나 선명하게 매듭짓는가는 검찰의 손에 달렸다. 검찰의 중립적 판단과 앞뒤 가리지 않는 정의로운 수사가 과거 박근혜 정부의 적폐를 제대로 가려내고 법정에 세울 수 있을 것이다. 국민들이 차가운 겨울 밤 촛불을 들고 이뤄낸 대통령 탄핵의 의미를 검찰이 얼마나 제대로 세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리고 대통령 선거에서 누구를 뽑을 것인지는 국민의 손에 달렸다. 차기 대통령은 우리의 추락한 자존심을 세우고 국제적인 위상을 회복해야 한다. 안보를 제대로 굳건하게 해야 하며 바닥으로 추락한 경제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 그리고 그동안 누적된 권력의 부조리를 뿌리 뽑아야 하고 부정과 불통의 권력을 뒤엎어야 한다. 누가 적임자인지는 국민들의 냉철한 판단에 달렸다. 제발 그동안의 무조건적 투표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