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가 자기 자신을 지키는 자존심이 있다. 남에게 굽히지 아니하여 스스로의 품위를 지키려는 마음으로 자기 방어의 무기 중 하나이다. 자존심이란 결코 배타도 교만도 아니다. 다만 자기 확립이며, 자기 강조에 지나지 않는다. '나' 라는 것이 생겨난 이상, 나 자신의 힘으로 살아간다는 강력한 신념, 그것이 곧 자존심이다. 위대한 개인, 위대한 민족은 오직 자존심 하나로 결정되는 것이다. 가령 인간에게 자존심이 없다면 비굴하고 가엾게 여겨진다. 자존심은 인간의 오만한 자세가 아니라 자신의 인격을 존중하는 마음과 행동이다. 문제가 되고 말썽이 되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는 것이다. 자존심은 어리석은 자가 가지고 다니는 물건으로 정열은 나이와 함께 사라져도 자존심은 평생 달고 다니는 고칠 수 없는 고집일 때도 있다. 사람의 마음은 지각이 사물을 만져 보기도 전에 멀리서도 알아 볼 수 있는 촉각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예민한 것은 바로 자존심의 촉각이라 한다. 그래도 자존심은 맑은 미덕의 원천이며, 허영심은 거의 모든 악덕과 못된 버릇의 원천이다. 그러나 자존심은 우리들에게 질투심을 불러일으키지만, 때로는 그 질투심을 녹이는 구실도 한다. 사람들은 외출하기 전에 반드시 만나야하는 것이 거울이다. 화장을 하거나 자신의 용모를 점검하기 위해서 외향적인 모습만 살피는 것이 아니고, 흐림과 맑음의 대담인 마음까지 비춰 본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다른 사람 속에 거울을 가지고 있다. 그 거울로 말미암아 자기 자신의 결점과 여러 가지 약한 곳과 삐뚤어진 자화상을 볼 수 있다. 나의 용맹 없는 자존심으로 인하여 남의 가슴에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닌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서 자아비판의 성찰의 시간도 반드시 예의주시하라는 것이다. 어떤 철학자가 말하기를, 여성이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는 것은, 다만 자기의 모습을 보기 위한 것 뿐 만 아니라, 자기가 어떻게 사람들의 눈에 비추일까를 보기 위함이라 했다. 거울은 진실을 전한다. 군자는 물을 거울로 하지 않고 사람을 거울로 한다. 물에 비추면 얼굴 모양을 본다. 사람에 비추면 즉 길흉을 안다고 한다. 그 뜻은 물을 거울로 하는 경우는 외형만을 보지만 사람을 거울로 하면 선악이 분명해 진다는 의미다. 거울은 소리를 거부한다. 그러기에 거울 속에는 동작이 있을 뿐 시간이라는 것이 없는 자기가 자기를 만나는 무(無)의 장소, 정적의 시간으로 거울은 하나의 함정일 수 있다. 영국 속담에도 '술은 진심을 나타내며 거울은 자태를 나타낸다'고 한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진시황은 방경(방향을 알리는 거울)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거울은 심담(마음의 바탕과 담력)까지 비추었다고 한다. 나의 모습과 마음까지 알려주는 거울 앞에서는 성인도 있을 수 없다. 오늘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나의 전부를 알리는 거울의 교훈에서 우리의 몸가짐이 다시 경건스러움을 느껴야 한다. 타인이 나의 언행심사를 통해서 어떤 소득을 소유할지는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사진에서 먼저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