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 2차 대전 당시, 프랑스는 약 5년간 '나치'의 지배하에 있었다. 그들은 종전이후 나치에 협력한 반민족 행위자들을 모두 색출하여 무자비할 정도로 응징하였을 뿐만 아니라 영국으로 피신하여 망명정부를 유지했던 '드골'을 전후 대통령으로 선출하여 그들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그러나 우리는 36년간이나 일제의 지배하에 있으면서 소극적 생계형 부역자는 그렇다 치더라도, 적극적으로 일제의 앞잡이가 되어 동족 탄압은 물론 반인륜행위까지도 서슴치 않았던 그야말로 악질 반민족 친일 행위자들마저 제대로 응징하기는커녕, 그들이 오히려 독립된 대한민국의 기득권이 되게 하였고, 대한제국 상해 임시정부를 꾸려 일제에 저항했던 '김구'선생은 광복된 조국으로 환국(還國)하자말자 도리어 동족의 손에 의해 피살되고 만다.  만고의 애국자, 민족의 지도자를 권총으로 살해한 천인공노할 그 암살범은, 암암리에 누군가의 비호를 받으며 천수(天壽)를 누렸고, 매국노 친일 행각자들은 태평양 전쟁의 패전국 일본으로부터 한반도 이남을 접수한 미군에 다시 붙어 그들의 기득권을 또 만들게 된다.  그리고 6·25 사변이 발발하자 이번엔 다시 열렬한 반공 애국자로 둔갑하게 되는 데, 6·25 전쟁은 친일파들이 애국자로 신분세탁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었고, 그들은 일제 치하에서 배운 수법으로 전쟁 중에도 숱한 양민들을 빨갱이로 몰아 학살하는 반 인륜행위를 자행했지만 처벌 대신 훈장을 받는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부끄러운 우리 역사가 아닐 수 없다. 친일 반민족 범죄자들이 오히려 애국자가 되어 생전에 권세와 부를 누리고, 죽어서 까지도 국립묘지에 누운 사례가 있는가 하면, 오직 조국의 광복을 위해 일생을 바친 애국 선조들은 생전의 그 고달팠던 삶은 물론 죽어서도 구천(九天)을 떠도는 영혼이 된 경우가 허다하다. 상을 받아야 할 사람들은 죽거나 좌천당하고, 벌을 받아야 할 사람들은 상을 받고 승진하는 공직 사회, 불의가 정의를 징치(懲治)하고, 몰지성이 지성을 향해 호통치는 모습을 지금도 우리는 보고 있다.  모든 것이 역상(逆狀)으로 보이는 우리 사회 현상의 뿌리는 애시당초 바로 잡아야 할 것을 바로 잡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청산이야말로 참된 통합으로 가는 지름길일지언정, 원칙 없는 포용은 더 큰 분열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현재 아무것도 청산된 것이 없는 데, 청산 얘기는 이제 그만하자는 사람들이 벌써 나타나고 있다. 그 자신이 청산 대상임을 알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이조시대가 아닌 지금, 청산을 무슨 피 비린내 나는 숙청으로 연상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근래에, 2평 좁은 공간에 갇혀 고초를 겪고 있는 사람들도 진즉에 청산되었더라면, 우리 사회와 그들 모두의 불행이 예방되었을 게 아닌가? 청산이란 잘못된 것을 바로 잡고 깨끗이 하자는 것인데, 청산을 하지 말아야 할 또 다른 이유가 있는가? 칠십년, 팔십년이 아니라 백년을 거슬러 가더라도, 지금 역사를 바로 세우지 않으면 우리는 자자손손 가치관의 혼란을 겪게 될 것이며, 적패 청산 없는 통합이란 채무를 면키 위한 파산선고와 다를 바가 없다. 빚 진 자는 빚을 갚아야 하듯이, 죄 지은 자는 벌을 받아야 할 것이며, 참 참회와 용서만이 비로소 진정한 통합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해방이 되기 무섭게, 찬탁 반탁으로 그리고 좌, 우로 편을 갈라, 동족끼리 적개심을 불태우더니 참혹한 골육상잔의 전쟁을 치르게 되었다. 그러고도 또 빨갱이 사냥, 동서 편가르기, 보수 진보, 종북 좌파, 불랙리스트, 관제데모 등으로 맥을 이어 오면서, 오직 그들의 권력과 기득권 유지를 위해 우민(愚民)들을 부추기고 갈등을 증폭시켜, 국민들의 영혼을 병들게 한 고의는 반드시 응징되고 청산되어야 할 가장 큰 적패요 죄악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고통과 비용 부담 없는 수술은 없다. 나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제 더 이상 그들의 경제 위협과 안보 위협에 타협할 생각이 없음으로, 역사 바로 세우기와 적패 청산이야말로 다른 모든 일에 우선함을 강조한다. 부패와 내분이야말로 가장 큰 적이며 가장 심각한 안보 불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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