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26일 새벽 기습적으로 군사작전 하듯이 사드 장비를 배치했다. 성주시민들은 밤을 새며 사드배치에 반발했지만 우리 경찰은 시민들을 막았고 이 과정에서 다치는 주민들도 생겼다. 우리군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궐위되고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미군의 사드배치는 내정간섭이자 선거개입이다. 미국은 그동안 차기 정부와 사드 배치와 관련해 협의할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한창인 와중에 기습적으로 강행한 것이다. 더군다나 미국은 차기정부가 사드배치를 매듭지을 것이라 공언해 왔다. 한창 치러지고 있는 대선에서 유력 후보는 차기 정부에서 사드배치 결정을 내려야 하며,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는 미국과 중국을 향한 외교 카드로 활용하고 국가 안보에 대해서는 실익을 추구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더구나 안보 문제가 대선의 가장 큰 이수로 부상한 가운데 알박기처럼 사드 장비를 배치한 것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도 읽혀진다. 만약 미국이 대한민국을 대등한 동맹국으로 인정했다면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설사 수만번 양보해서 종속적 동맹관계라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존중은 필요하다. 더 기가 막힌 것은 황교안 총리를 비롯한 관련 내각이 미국의 이 같은 행동에 대해 동의했거나 묵인했다는 사실이다. 권한대행 체제 속에 이처럼 중요한 현안을 은근슬쩍 넘어갔다는 것은 도대체 그들의 존재 가치를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미군의 사드 배치로 한반도 구사갈등은 더 깊어질 공산이다. 중국과 러시아 등 사드 반대국가와의 외교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한 국가의 위기가 가속화 될 중요한 결정에 미국과 황교안 권한대행은 우리 국민들의 의견을 한 번도 묻지 않았다. 주권자들인 국민들은 자존심이 상하는 행태다. 우리보다 먼저 X밴드 레이더를 배치한 일본의 경우를 한 번 보자.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미국과 일본 정부는 절차를 지켰다. 일본은 X밴드 레이더 배치 협의가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을 미일 방위상 회담에서 확인(2012.9.17.)한 뒤 6개월 뒤에 최초로 배치 지역의 주민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2013.3.11.). 그 뒤에도 일본은 1년 1개월에 걸쳐 최소한 10차례의 주민설명회를 더 개최했다. 마지막 주민설명회는 X밴드 운용 개시 발표일(2014.12.26.) 8개월 전이었다. 우리 정부는 실제적인 주민설명회를 사실상 한 번도 갖지 않았다. 물론 정부가 나서서 상주시민들을 설득하려는 노력은 있었다. 그 과정에서 당시 황교안 총리는 성주 시민들에게 계란 공격을 당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부의 이처럼 무능한 태도는 용서가 되지 않는다. 정부는 사드 배치 공식 발표를 몇 시간 앞둔 시점에서 배치지역 지자체 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도대체 그런 상황에서 주민설명회가 가능하다고 판단했을까? 정부의 발표는 단순한 요식행위였다. 또 일본은 환경조사 결과를 발표하기 10개월 전에 네 차례에 걸쳐 환경영향조사를 실시했다. 환경영향평가 기간도 8개월이나 걸렸다. 환경영향평가 대상에는 소음, 전자파 강도, 수질 등이 포함돼 있다. 우리 정부도 환경영향평가를 했다. 그러나 매우 형식적이었다. 지난달 3일 성주골프장 사드 배치부지 내에서 시료를 채취(SOFA 절차에 따른 환경부 환경평가)한 뒤, 아직 결과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모든 국민이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매우 논쟁적인 요소를 안고 있어서 민주적인 절차를 이행하는 것이 옳다. 물론 북한의 핵도발 등 시급한 안보 현안이 대두됐다 하더라도 일본의 절차 진행과 너무나 비교가 돼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다. 정부와 미국의 인내심도 일본을 대한 태도와 비교된다. 이제 며칠 후면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고 그 대통령에게 사드 배치 관련 절차를 맡기는 것이 온당했다. 지금 모든 후보들은 사드 배치의 당위성에 대해 공감했고, 단 한 사람의 유력 후보만 절차상의 문제에 대한 이견을 나타냈다. 국익을 최대한 고려한 결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권한대행 체제여도 정부는 정부다. 우리 정부는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 거듭 말하지만 속상하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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