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들의 교육 공약(公約)은 표를 얻으려는 공약(空約) 수준이다. 선거 때마다 학부모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공약이 남발돼왔지만 이번에는 더욱 심한 느낌이다. 교육 현실이나 재원 마련 문제보다 잿밥에만 눈독을 들인다고 해도 지나치지만은 않을 것 같다. 고등학교 무상교육, 대학 등록금 지원 등이 그 대표적인 경우지만, 온통 '공짜 교육'과 '무턱대고 더 주겠다'는 선심성 약속들이 두드러진다.  고등학교 무상교육 공약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이 내놓았다. 내용도 거의 비숫하다. 의무교육을 초등학교, 중학교에 이어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한다는 데는 반대할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과 현실성이 어느 정도인가가 문제다.  가난한 학생들이 학비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는 백번 옳다. 하지만 다각적으로 그 사정을 면밀하게 따져보지도 않고 내놓은 공약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한다. 국가의 재정은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게 뻔해 보다 현실성 있는 개혁이나 보완책을 내놓아야 하지 않을까.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전국 고등학생의 60% 정도가 정부나 기업체, 장학재단 등으로부터 학비 지원을 받고 있다. 아주 가난한 학생들과 특성화고등학교 학생들도 이미 학비 전액 지원을 받는다. 그렇다면 나머지 40%에도 혜택을 주자는 취지인데, 국가 재정상 가정 형편이 어렵지 않거나 혜택을 받고 있는데도 이들 학생들까지 국가가 일괄적으로 학비를 지원할 필요가 있는지 따져봐야 할 것 같다.  이들 후보들은 대개 대기업들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인사들이다. 그런데도 기왕에 삼성,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이 사원 자녀들에게 지원하던 학비마저 국가가 떠안겠다니 앞뒤가 맞는 논리인지 모르겠다. 부유층 자녀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부자들에게도 고등학교까지 자녀들 교육비 부담만큼은 국가가 덜어주겠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후보의 공약은 특히 문제가 없지 않아 보인다. 대학생들에게도 소득이 낮은 80%선에까지 국가 장학금을 확대하며 공립유치원, 어린이집에도 지원을 최고 70%까지 확대한다고 한다. 이렇게 된다면 국가 예산을 엄청나게 쏟아 부어야 할 판인데 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려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안철수 후보도 학제를 '5년(초)-5년(중)-2년(고)'으로 개편하겠다고 하지만, 과연 바람직할까라는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엄청나게 소요될 예산을 어디서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궁금하다.  그러나 후보들은 대개 재원 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미흡한 정도를 넘어 뜬구름 잡기식이니 소도 웃을 일이 아닐는지. 게다가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는 어물어물 넘어가려 하는 것 같아 표가 많은 계층을 향한 대선용 선심 쓰기의 헛공약이 아니라고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이번 대선은 탄핵정국 때문에 벼락치기로 치러질 수밖에 없어 공약을 제대로 가다듬을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선 표를 모으고 보자는 데만 무게를 싣고, 눈가림으로 표를 의식한 환심 얻기에 급급한 인상이라는 점을 국민들이 쉽게 속아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싶다. 더구나 우리의 교육 현실을 깊이 들여다보며 제대로 고민도 하지 않은 채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마땅할 것이다.  우리의 교육은 중병을 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그 치유와 개혁에 대한 비전은 거의 보이지 못하는 것 같아 실망감이 클 수밖에 없다. 사교육 부담과 공교육의 황폐화, 학교 폭력, 인성과 창의성 교육 미흡, 대학 난립 등 풀어나가야 할 숙제들이 산적해 있지 않은가.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후보들이 우리의 장래가 걸려 있는 '백년지대계'라 할 수 있는 교육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헛돌고 있다는 느낌을 안겨준다. 대통령 후보들의 교육 공약들이 표를 얻기 위한 공약(空約)에 지나지 않은 수사 나열과 빈말 투성이라면 우리의 교육은 언제까지 헤매고 떠돌아야 할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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