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인으로서 누구에게나 일신상의 위기가 닥칠 수 있다. 이 개인적 위기의 조짐은 있는 것일까? 집단뿐만 아니라 개인에 있어서도 굳이 이른바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전조(前兆) 없이 오는 위기나 위험은 없다. 다만 개인이 그것을 감지하지 못하거나 그 시기를 잘 알지 못할 뿐이다. 구름이 몰리면 비가 올 것을 알듯 개인위기 자체의 일반적·경험적 징후나 그 도래를 감지하는 방법 또는 장치는 아직 찾지 못했다. 그래서 그 예지력의 배양 문제는 아직은 개인적인 몫이 아닐까 생각된다. 다만 통상 위기의 인자(因子)가 배태될 수 있는 주의해야 할 상황은 분명히 있다. 첫째, 뭔가 성취했을 때를 주의해야 한다. 그 성취로 인해 행복할 때가 특히 위험한 때이므로 기쁨에 도취되지 말아야 한다. 나폴레옹은 "전투에 승리했을 때가 가장 위험한 때"라고 했다. 호사다마(好事多魔)인 것이다. 둘째, 조직에 심복이 생겼을 때를 조심해야 한다. 심복이 생기면 조직 내·외의 정보를 보고해 주기도 하므로 편리하고 기분도 좋게 된다. 그러나 이때부터 위기가 싹틀 수 있다는 것이다. 심복이 생기면 타 구성원의 질투를 야기할 수 있고 이로써 음해 따위도 생기게 된다. 동시에 그 심복의 탐욕도 자라나게 되어 언젠가는 '믿는 도끼'가 될 수도 있다. 이것이 일종의 '비선실세'의 폐해에 해당되는 것이다. 셋째, 기분의 침체(depression)를 경계해야 한다. 기분이 늘 좋을 수만은 없으며 또 일시적인 침체는 무방하나 며칠간 지속되는 것은 위험하다. 인간사회는 관계성(關係性)에 의해 돌아가는 것이므로 표정이 어두우면 어두운 정(精)이 몰려오고 기분이 침체되면 심신의 면역력이 떨어져 집행의 아이디어조차 생기지 않는다. 이로써 바이러스처럼 지나갈 수도 있는 위기가 깃들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스스로 수시 점검하여 밝고 힘찬 기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위기에 대한 관리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무엇보다 어떤 상황에도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평상시의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 첫째, 항상 정도(正道)를 지킨다! 어떠한 위기도 정도를 부수지는 못한다. 필자가 예전에 청와대에서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업무를 수행할 때 교육부총리 '인사파동'이 일어났다. 신임 부총리가 몇 가지 문제 전력 때문에 임명 5일 만에 물러나자 사전 검증의 부실 여부도 조사되었다. 그 때가 하나의 위기였다. 그런데 담당 행정관이던 필자는 당초 검증 보고서에 '문제 있다'고 보고했으나 최고 윗선(대통령)에서 임명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래서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했고 인사·민정 두 수석만 면직하는 것으로 정리되었다. 그 때 만약 윗선 눈치를 보고 '문제 없다'고 보고했었더라면 필자를 포함한 실무진 전원이 온전치 못했을 것이다. 둘째, 매사에 용의주도하여 위기를 예방한다! 어떤 일을 할 때 그 '난이도와 위험성 잠복 여부'를 간파하고 평소 면밀히 처리하는 것이다. 난이도가 높다고 반드시 위험성도 높은 것은 아니다. 대체로 대외적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큰 이른바 '영양가 있는' 일에 위험이 많은 법이니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주춧돌이 젖어 있으면 우산을 준비(礎潤張傘)'하듯 징조가 보이면 미리 대처하는 것이다. 셋째, 평소에 한 명 이상의 '멘토'(mento)를 둔다! 조직 내·외에 멘토를 두는 것이 좋다. 스승 없는 선수가 어디 있겠는가. 항시 겸손한 자세로 무엇이든 수시 상담하고 지도 받을 수 있는 사부(師父)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면 막상 위기가 닥쳤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다양한 대처 방안이 있겠으나 일단 총론은 간명하다. 첫째, '나를 보호해 줄 수 있는 자'에게 즉시 보고한다! 차분히 상의하고 바로 해결에 착수해야 한다. 보호해 줄 수 있는 자란 바로 '멘토'와 주로 '직근 상급자'이다. 둘째, '선치유 후규명'(先治癒 後糾明)이다! 독화살이 몸에 박혔을 때 우선 치료부터 하고 난 뒤에 누가, 왜 쐈는지 등은 추후에 따지는 것이다. 셋째, 인정할 것은 인정한다! 잘못된 부분은 솔직히 시인하는 것이다. 워터게이트의 닉슨도 도청 자체보다는 거짓말과 비도덕적 대처가 더 치명적이었다. 정직은 언제나 보물인 것이다. 끝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위기가 닥쳤을 때의 마음자세이다. 위기든 기회든 '모든 것은 지나가는 것'이다. 슬픔도 기쁨도 불행도 행복도 자신 앞에 멈춰 있는 것은 없다. 솔로몬의 다윗을 위한 불멸의 경구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It will also be passed)라고 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