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나를 붙인다떨어지지 않게 조심 조심우툴두툴한 배경이불안 하다남들과 같이평평한 곳이면 좋겠는데하필이런 곳에 붙다니그나마 떨어지면바삭바삭깨져 버릴까 봐숨도 못 쉬고 붙어 있다.                   -심미균-- 날마다 벽에 나를 붙인다 얼마 전 어느 날 나는 보았다. 해질 무렵이었다, 새 한 마리가 자기 몸길이보다 기다란 지푸라기를 입에 물고 어디론가 하염없이 날아가고 있었다. 아마도 살아갈 자신의 집을 짓기 위해서 그 새는 하루 종일 무거운 지푸라기를 물어 나르는 역사를 하는 모양이었다. 자신의 몸 보다 더 긴 지푸라기를 입에 물고 바람을 가르며 무거운 하늘을 날고 있는 새 한 마리! 나는 힘들게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 새를 보면서 생각했다. 그렇다 인간이나 새나 힘들게 사는 건 모두 마찬가지. 내게 삶이란 오늘도 어제도 삶은 무겁다. 생이란 풍찬 노숙의 삶이다. 민무늬타일이 벽에 딱 붙어 있다. 떨어져 죽을까 봐 숨도 못 쉬고 붙어 있는 불안한 저 타일 하나, 살아간다는 것은 어찌보면 벽에 매달린 저 타일 같은 운명적 존재가 아닐까? 참으로 아슬아슬한 비극적인 존재, 인간으로 하루하루 살아간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벽에 내가 붙어 있다! 떨어지면 바삭 깨져 버릴까 봐 숨도 못 쉬고 있다. 시는 언어를 통해 삶의 보편성을, 아픈 진실을 깨닫게 해주는 예술품이다.타일이 벽에 붙어 있다. 떨어져 죽을까 봐 숨도 못 쉬는 민무늬타일 하나. 어쩌면 삶이 불확실한 우리들의 모습이 아닌가. 타일이 되어 보니 알겠다. 살아가면서 좋은 환경에서 편안하게 살고 싶다. “남들과 같이 평평한 곳이면 좋겠는데” 나도 타일과 같은 마음이 있음을 알겠다. 하루하루의 삶이 불안하고 힘들다. 운전을 하다가도, 운동을 하다가도 언제 무슨 일이 갑자기 일어날지 불안하다 불확실한 현대인의 삶, 사람들이, 저 달려오는 폭주족같은 차들이 무섭다. 부처님도 삶을 고해(苦海)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 절묘한 타일의 삶의 이미지는 어디서 왔을까? 그것은 내가 ‘타일’이 되어봤기 때문이다. 시인은 타일에게도 나와 똑같은 아픈 마음이 있다는 것을 어느 날 발견한다. 그 사물의 마음이 되어 보는 것이다, 시인의 상상력은 이토록 조그만 발견에서 시작 된다.시의 탄생은 내가 대상이 되어 그 사물의 마음을 직접 느끼고 언어로 드러낼 때 태어난다.미국의 시인, 월트 휘트먼도 <풀잎> 시집에서 “ 나 상처받는 이들에게 상처 받아 어떠냐고 묻지 않고/나 자신이 상처 받는 사람이 되어본다”라고 말했다시적 상상력은 공감, 관찰, 역발상, 창조적 모방 등등에서 어느날 반짝! 섬광처럼 온다.<김성춘 시인 약력>1974년 ‘심상’ 제1회 신인상 등단(박목월 시인 추천)시집, 물소리 천사, 온유 외 10권산문집, ‘경주에 말을 걸다’ 발간현)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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