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조직을 막론하고 집단생활에 있어 회의(會議)만큼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활동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회의는 '둘 이상의 사람이 각자의 정보(fact)와 의견(opinion)을 공유하기 위한 또는 어떤 사안에 대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집합적 활동'이라 정의해 볼 수 있다. 전자로는 티타임(teatime)·주간회의·월간회의·확대간부회의 등이, 후자에는 대책회의·전략회의 등이 각각 있고 각종 자문회의도 후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회의는 '대화'를 그 주된 수단으로 하여 상호소통을 하고, 중지(衆智)를 모으는 차원을 넘어 인간관계의 증진까지 도모하는 것이다. 이로써 개인별 능력의 단순한 집합을 넘는 이른바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을 형성하여 조직의 시너지(synergy)를 창출하는 데 그 본래 취지가 있다. 따라서 회의는 '민주사회'의 기본적인 의사결정 체계의 하나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특정 사고(思考)나 방안을 전체에 확신시키는, 독재·조폭사회나 순혈조직 등의 소위 '집단사고'(groupthink)의 형성 체계와는 근본이 다른 것이다. 집단지성이 화합하되 무조건 동조하지는 않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면 집단사고는 겉으로 동의하되 속으로는 화합하지 않는 '동이불화'(同而不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목적을 가진 회의가 그 본말이 전도되어 비생산적으로 운용되는 사례가 허다하다. '회의가 긴 조직은 망한다.'는 말이 있고, "강한 회사는 회의시간이 짧다"(랄프 G. 니콜스외, 2004)라는 저서도 있다. 간부들이 아침 티타임을 마치면서 바로 점심 식당으로 가는 조직이 있었다고 한다. 이런 조직이 불원간에 망하지 않는다면 그 자체가 기적이라 할 것이다. 회의는 제조업체에 있어서의 생산 공정과도 같은 것이므로 그 시간이 길면 그 만큼 비용이 늘어나고 비생산적이 되는 것이다. 전투에 있어 식사시간이 긴 군대는 이길 수 없다. 징기스칸의 몽골군은 말 위에서 이동 중에 식사를 했다. 요즘 정부의 어떤 부처에는 고위 간부실의 회의용 탁자에 의자가 없다. 다 같이 서서 차를 마시고 서서 회의를 하는 것이다. 건강 도모뿐만 아니라 회의시간 단축의 취지도 있음에 틀림없다. 또 어떤 기업은 푸쉬업(push-up) 자세로 엎드려 회의를 하고, 어떤 회사는 평균임금을 기초로 한 시급(時給)을 도출하여 연간 회의시간을 비용으로 계산해 보기도 했다. 이처럼 회의 시간은 생산에 대한 '기회비용'으로 산출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회의시간은 가급적 짧아야 한다. 긴급한 사안이 있거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2시간이 넘는 회의는 회의가 아니다. 국내의 한 저술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회의는 2시간 이내를 원칙으로 한다. 이는 인간의 생리적·심리적 조건 때문이다. 미국의 경영학자 드러커(P.F. Drucker)는 55분이 한도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러한 시간 내에 결론을 얻지 못할 경우에는 차기 회의를 정하고 종결해야 한다. 부득이 계속 회의가 필요한 경우에는 20분 정도 쉬고 속개를 해야 능률적이라고 한다(전영우, 회의를 잘하는 법, 2013). 물론 짧기만 한 회의가 다 좋다는 것은 아니다. 그 운용방식도 중요하다. 회의의 리더가 발언을 독점하는 것은 회의가 아니고 지휘방침 전달식에 불과하다. 두뇌폭풍(brain storming)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유롭게 의견교환이 되어야 한다. 발언 시간의 비중이 리더와 구성원 간에 8 : 2 보다 리더 쪽으로 기울면 위험하다. 그러나 이는 구성원들 입장에서의 비율이고 리더 자신은 '6 : 4'에서 본인 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가능한 한 부하들에게 발언 기회를 많이 주자는 것이다. 짧은 회의의 실천 "14-29-55 그리고 110" 이다! 회의 단축을 위해 시간을 정해서 운용하는 방법이다. 이를 팻말에 써서 각 회의실에 비치해 놓고 실천 노력하는 것이다. 티타임과 같은 15분짜리 짧은 회의는 목표를 14분 이내로, 30분짜리 회의는 29분 이내로, 1시간짜리 회의는 55분 이내로 정해 끝을 내고 부득이하게 2시간 정도 걸릴 회의라도 110분 이내에 끝을 내도록 하는 것이다. 필자가 과거 공직 재직 시에 정부 A부처에서 이를 실시해 본 결과 회의가 점차 효율적으로 변해가는 것을 경험한 바 있고 지금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도 이를 적용해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