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 지기 어려운 비극적인 해난사고, 세월호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지구 반대편 남대서양을 항해하던 우리 선박 "스텔라데이지호"가 침몰하면서 선원들이 실종되었다. '세월호'의 경우는 우리나라 연안 해역에서 일어난 사고이고, 또 사고 당시의 전 과정이 영상으로 생중계된 드문 경우이기도 하다. 물론 밝혀져야만 할 다른 이유도 있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침몰한 세월호 사고가 전 국민들의 안타까움과 관심을 가지게 한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스텔라데이지호' 선원들의 경우, 한가하게 해외여행을 떠난 사람들도 아니며, 오직 생업을 위해 사랑하는 가족들과도 격리된 채, 거친 풍랑과 싸우면서 머나 먼 대양을 항해해야 했던 정말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보통, 원양(遠洋)을 항해하는 10만톤이 넘는 초대형 선박이라면, 세월호 같은 연안 항해 소형선과는 달리 조난 시에 대비한 충분한 구명시설이 갖추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선원들 역시 일반 여객들과는 달리 평소에 긴급 퇴선훈련이 잘 되어 있는 바다 사람들이다. 그리고 사고 당시 선상에서 조난통신이 발신 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선박과 함께 침몰했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구명보트나 구명벌(救命筏)로 퇴선했을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그리고 EPIRB(Emergency Position Indicating Radio Beacon, 비상용 위치 표시 무선 장치 )가 작동했다는 것은, 사고 지점의 좌표가 육상에 전달되었다는 뜻이고, 더구나 사고 이후 사람이 수동으로 직접 작동시켜야 하는 DSC 통신까지 수신되었다면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즉, 아직 발견되지 않은 구명정을 탄 선윈들이 더 넓은 대양 어딘가를 표류하고 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겠지만, 대양을 항해하는 대형선박의 구명정에는 최소한 수 주간을 버틸 수 있는 비상식량이나 식수 등이 저장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비상용 낚시도구를 비롯해서 응급 의약품까지도 비치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운만 좀 따라 준다면 수개월이라도 바다 위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대선 정국에만 모두 정신이 팔려, 그 불쌍한 선원들의 안위는 우리들의 관심 밖에 있었고, 어쩌면 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대양을 떠돌며 타 들어가는 갈증과 허기 그리고 각 일각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와 처절한 사투를 벌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세월호의 눈물이 아직 마르지도 않았건만, 우리가 이래도 되는 것인가? 대선도 중요하고, 안보도 중요하지만 우리 메스컴들은 연일 똑 같은 내용의 지겨운 국내 뉴스만을 재잘거리면서도, 짤막한 '스텔라데이지호' 사고 뉴스 후 불과 며칠도 지나지 않아 모두 그들을 망각해 버린 게 아닌가. 그리고 사고 지점 인근 국인 브라질은 사고 발생 2일 후에야 수색을 시작했으며, 한국 정부가 미국에 수색 협조를 부탁한 것은 무려 6일이나 지난 후 였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정부가 과연 기능을 하고 있는가? 라는 의문마저 들지 않을 수가 없다. 적어도 제대로 된 정부라면, 자국민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국민이라 할지라도 인명구조에 그토록 소홀할 수는 없는 것이며, 사고 즉시 모든 인근 국가의 구난 시스템을 최대한 신속히 동원하는 조치를 취했어야 마땅하지 않았을까? 우리가 온통 국내 문제에만 휘말려 그들의 불행을 잊어버리고 있는 사이, 벌써 사고 후 45일이나 경과되었고, 브라질 공군은 수색을 중단했다고 한다. 만일 그들이 혹시라도 여태껏 대양을 표류하고 있다면, 동력이 없는 구명벌은 바람과 해류에 밀려갈 수밖에 없는데, 대양의 조류는 대단히 빠르고 또 구명벌의 천정이 돛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 정도의 시간이라면, 이미 그들은 사고 해역과는 전혀 다른 망망대해(茫茫大海) 어느 곳에 가 있을지 모른다. 사라진 구명벌이 발견되지 않은 이상, 절대로 수색을 중단해서는 안 될 것이며,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모든 위성의 영상을 분석해서라도 그들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이며 또 우리가 사람인 이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