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탄 택시기사는 전직 공무원 출신이란다. 하루 종일 핸들을 잡고 있는 것이 따분해서 인지는 모르지만, 택시 기사들이 손님에게 말을 거는 경우는 흔한 일이다.  7급 까지는 잘 올라갔는데, 6급 진급도 못하고 정년이 되어 퇴직했다는 그 택시기사의 질문. "썩어빠진 정권이 바뀐 건 잘 된 것 같은데, 일자리를 만든다고 공무원을 몇 십 만 명이나 더 뽑는다는데, 손님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로 시작한 그는 택시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줄기차게 말을 이어갔다.  "제가 공무원을 30년이나 해봐서 잘 아는데요. 지금 있는 공무원들도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며 세금만 축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있는 공무원들이나 좀 제대로 일시키지, 무슨 일자리 만든다고, 전 국민을 모두 공무원으로 만들려는 것도 아니고 참!" "그래도 공무원들은 다 바쁘다고 하던데요." "크 크 크, 다 그러지요. 그런데 내가 해봐서 안다 아닙니까. 민원창구에만 가보면 좀 바쁜 거 같이 보이지요? 그런데 그기 민원창구에도 보면요, 다 계약직들이나 쫄병들만 앉혀놓고, 7급만 되도 뒤에 앉아 인터넷이나 하면서 폼만 잡고 있으면서 밥시간만 기다리는 사람들 정말 많다니까요. 제가 퇴직하고, 직접 돈 벌러 다녀보니, 공무원 할 때가 얼마나 좋았는지 이제 압니다. 이렇게 종일 정신없이 돌아 다녀도 하루 십 만원 벌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세요? 코에 단내가 납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 책상 앞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다가 심심하면 출장 달아놓고 돌아다니고, 저녁만 되면 술자리, 뭐 혼자 일 열심히 해봐야 왕따되기나 쉽지, 술만 잘 마시고 로비만 잘하면 진급되는데, 일은 왜 한답니까?" 물론 열심히 일하면서 정말 바쁜 공무원들도 없지는 않을 터이다. 그러나 택시기사의 그 넋두리가 한편으로는 공감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 왜냐하면 나 역시 사회에 첫 발을 내 디딘 곳이 공직이었고, 나태하고 비젼이 보이지 않는 그 공직생활에 잘 적응이 되지 않아 진즉에 다른 길을 걸어 온 내 삶이기 때문이다. 지금으로 부터 수 십 년 전, 그 때 그 시절의 공무원이란 정말 춥고 배고픈 직업이었지만, 요즘은 공무원만한 직업이 없는 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모두가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고, 심지어 환경미화원을 뽑는 데도 4년제 대졸자들이 몰려드는 조금은 비정상적인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고, 대통령 후보가 대폭적인 공무원 증원을 또 공약하였다.  물론, 소방직이나 일선 경찰직 혹은 복지 공무원 등 대민 직접 서비스 분야에 인력이 부족한 부분도 있겠지만, 그러나 근본적으로 공무원이란 어떤 절대 가치를 생산하는 직종은 아니며 엄밀히 말해서 국민들의 세금, 즉 타인의 생산 소득에 기생(寄生)하는 계층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공무원 증원은 직접 생산에 종사하는 국민들의 세금 부담을 더욱 가중시킨다는 점에서 재고의 여지가 없지 않다고 할 것이다.  작금의 심각한 고용절벽 해결책의 기본은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에서 찾아야 하고, 오히려 불노소득을 철저히 차단, 기생 소득층을 줄여 나가는 것이 사회정의에 부합한다고 생각되며, 충분한 생산성 향상을 통해 잉여소득을 만들고, 그 잉여소득에 의한 기본소득 분배야말로 궁극적인 해결책이 아닌가 한다. 물론 그것이 이상(理想)에 불과할지라도…. 비록 적은 파이(pie)라도 나누는 미덕이 필요 하지만, 우선은 파이를 키우는 정책부터 고민해야 한다는 말이다. 새 정부의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 입성하여 처음 뱉은 말, "나는 누리려고 여기 온 것이 아니고, 일하려고 왔습니다!" 라고 했다는데, 누리기만 하고 일하지 않는 공무원들이 새겨들을 말인 것 같다. 필요한 부분의 공무원들은 증원되어야겠지만, 반대로 일 하지 않는 공무원들을 퇴출시키는 새로운 법을 만들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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