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일본인 저자들이 대화 형식을 빌려 쓴 '미움 받을 용기'라는 책이 몇 년째 베스트셀러 순위에 머물고 있다.  300쪽이 넘는 책을 통해 저자들이 하고자 하는 말은 타인에게 미움을 받을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라는 것인 듯싶다. 이 책은 일본인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것은 염려가 된다.  꾸준한 많이 팔린 책인 만큼 인터넷에는 이 책에 대한 서평들이 넘쳐난다. 서평들은 대체로 책에 대한 호의적인 반응 일색이다. 그래서 더 염려스럽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 책은 일본인 저자들이 일본인 독자들을 상정하고 쓴 책이다. 지나치게 타인들을 배려하고 신경 쓰는 일본인들의 특성을 감안하면 일본에서 이 책이 인기를 끌고 드라마로까지 만들어진 것도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저자들이 책을 쓸 때 우리나라 독자들까지 염두에 두지는 않았을 것이고 그럴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인들과 달리 이미 충분히 '미움 받을 용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남녀노소, 지위고하,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우리 사회에서는 '미움 받을 용기'를 뽐내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길을 걷다가도, 운전을 하다가도, 인터넷 게시판에서도 온갖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미움 받을 용기'를 뽐내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심지어 30% 안팎의 국민들이 지켜보는 대선 토론 방송에 나와서도 거짓말로 자신의 '미움 받을 용기'를 자랑하는 후보까지 있지 않았던가. 상황이 이런데 어떻게 '미움 받을 용기'를 가지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미 과잉의 상태인데 말이다.  다행스럽게도 혹시 아직까지 이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면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자신부터 돌아보라. 이미 충분히 '미움 받을 용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지 지난 일주일 동안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라. 단 한 번도, 그 누구에게도 미움 받을 짓을 한 적이 없었는가? 정말로 당당하다면, 그렇다면 당신은 이 책을 펼쳐도 좋다.  고백하자면 나는 이 책을 읽지 말았어야 했다. 안타깝게도 이 책을 읽기 전에 아무도 내게 이런 충고를 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 이 글은 나와 같은 실수를 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쓰는 글이다.  그럼에도 부디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이 책을 펼칠 자격이 있는 아주 드문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기를 빈다. 아니라면 아마도 당신에게 필요한 것도 '미움 받지 않을 용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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