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출범하여 신임 고위공직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계절이 또 왔다. 이 시점에서 오늘날의 인사청문회의 제도적 원천을 살펴보고 난 뒤에 청문회 진행 상황을 관람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인사청문이란 대통령이 정부의 일정한 고위공직 자리에 임용후보자를 앉히기 전에 국회에서 그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위해 실시하는 면접절차를 말한다. 이러한 오늘날의 인사청문제도는 대표적인 대통령 중심제 국가로서 입법·사법·행정 3부 간에 엄격한 '권력분립' 원칙을 취하는 미국 연방정부 헌법에 그 뿌리를 두고 있으며 한국도 기본적으로 미국 제도를 모범으로 하고 있다. 의원내각제 국가에서는 집권당의 국회의원들이 정부 고위직을 맡게 되며 이들은 선거라는 검증과정을 거치므로 인사검증이나 청문회 등이 활성화 되어 있지 않다. 미국 연방정부에서 실시되는 인사청문은 대통령이 지명(nomination)한 공직후보자에 대해 의회 상원이 인준(confirmation)하는 절차의 하나로서, 한국에서와 달리 입법부 또는 국회 차원이 아니라 '상원'(Senate)에서만 실시되며, 그 근본 취지는 전국 50개 주의 대표들인 '상원의원'들이 대통령의 공직후보자를 검증하고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에 대해 견제를 가하여 권력의 균형을 도모하며 궁극적으로는 '잘못된 임용을 방지'하고자 하는 데 있다.  이렇게 된 역사적 배경을 보면, 미국의 건국 지도자들은 과거 영국에서 권력이 집중된 국왕에 의한 전제적 독재의 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연방정부 수립 이전의 13개 주에서는 공무원 임명권을 주지사에게는 극히 제한하거나 아예 주지 않고 주 의회가 임명한 주도 있었다. 그러나 그 결과 주 의회를 중심으로 발생한 선동·지역주의·파벌조성 등 주 정부 운영에 상당한 부작용도 또한 경험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1787년 헌법 제정회의(Constitutional Convention) 당시에 '공직 임명권' 자체를 입법부에 부여할 것인지 집행부인 대통령에게 줄 것인지 또는 입법부 전체가 아니라 상원에게만 줄 것인지를 두고 상당한 논의와 진통을 거쳤다. 하원이 아닌 상원에 대해서만 논의한 것은 상원의원은 각 주의 대표로 2명씩 선출되어 그 소속 주에서는 가장 저명한 인사로서 지역 인물이나 사정에 대해 제일 밝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헌법 제정회의 논의 결과 점차, 대통령에게 줄 경우 과거 영국처럼 집행부의 '전제적 독재'(monarchic despotism)가 될 수 있다는 입장과 입법부에 줄 경우 권모술수(cabals)·음모(intrigue)·파벌(factions) 등으로 공직이 정치적 흥정 대상으로 되고 이른바 '입법부 독재'(legislative tyranny)를 야기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대립되다가 최종적으로, 대통령에게 부여하되 그에 대한 '권고와 동의'는 보안문제와 능률성 등을 고려하여 입법부 전체가 아닌 상원에게만 부여하는 것으로 타협이 된 것이다.  이리하여 결국은 유능한 인력의 기용과 같은 정부인사의 질적인 측면보다는 대통령이나 의회 어느 한 쪽의 권한 남용이나 오용을 방지하는 즉 '권력분립'(separation of powers)의 정신을 반영하는 데 더 비중이 가게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 헌법(제 2조)에 대통령이 일정한 직위의 공직자를 임명할 때는 상원의 '권고'(advice)와 '동의'(consent)를 거쳐 임명하도록 규정되었다. 이 근거 조항 외에 헌법이나 법률에 인사청문회를 한다는 명문의 근거는 없이 비공개 회의(executive session)로 처리해 오다가 1929년이 되어서야 원칙적으로 공개회의를 하도록 상원규칙이 개정되었다. 그리고 공개 청문회에 본인인 출두하는 관행은 본래 능력의 검증이 아니라 본인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본인의 해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1950년대를 지나면서 굳어지게 된 것이다. 미합중국(United States of America)은 그 이름에서 보듯이 개별 주 단위로 출발해 합중국으로 결합한 즉 분립에서 통합으로, 다민족 유입을 바탕으로 성립되었기 때문에 사회 저변에 인간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고 이로 인해 사회적으로 신용이 매우 중시된다. 그래서 미국 인사청문회에서의 주된 관심은 미국적 '가치'와 '이념'을 검증하는 데 집중되고 특히 거짓말이나 정직하지 못한데 대해서는 매우 엄중한 것이다. 한국의 경우는 국가나 정부 형성이 미국과는 방향성이 다름에도 미국식의 근본적 고민에 대한 검토 없이 헌법이 기본적으로 대통령제를 취함에 따라 대통령에게 공직자 임명권을 부여하되 그 절차는 헌법과 법률이 정하도록 하고 있다(헌법 제 7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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