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속에 진담이 있다'는 말이 있다. 블랙유머는 특히 그렇다. 웃고 나면 뒷맛은 전혀 다를 수도 있다. 사람은 누구나 거의 예외 없이 윗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고, 그 관계 때문에 웃고 울며 괴로워해야 한다. 사람들은 그래서 이따금 윗사람에 대한 유머(비아냥거림)로 스트레스를 풀거나 달래려 하는지도 모른다. '네 유형의 윗사람론'이라 할 수 있는 오래된 블랙유머가 문득 떠오른다. 누가 들려준 것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으나 그 내용만은 선명하게 남아 있어 새삼 떠올려 보고 싶어진다. 우리 사회에는 바람직하지 않은 유형의 윗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윗사람들이 어떤 유형인가는 크게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윗사람의 입장에서는 아랫사람들을 잘 만나야 하지만, 거의 모든 사람들은 윗사람을 잘 만나기를 기대하고 소망하게 마련이다. 기억나는 '네 가지 유형의 윗사람론'에 따르면 윗사람이 '똑부', '똑게', '멍게', '멍부' 등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머리가 좋고 부지런한 사람은 '똑부', 머리가 좋지만 게으른 사람은 '똑게', 머리가 좋지 않고 게으른 사람은 '멍게', 머리가 좋지 않은데 부지런한 사람은 '멍부'라는 분류다. 이들 네 가지 유형 중 가장 골치 아픈 경우는 '멍부'라 할 수 있다. 머리도 좋지 않으면서 부지런해 의욕만 앞선 나머지 좋은 성과를 거두기보다 조직에 손해를 끼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런 유형의 윗사람은 엉뚱한 일을 다반사로 저질러 그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고생이 많을 뿐 아니라 괴로워할 일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어진다. 그 다음으로 나쁜 인물은 '멍게' 유형이다. 머리가 잘 돌지 않고 게으르기 때문에 아랫사람들이 편할 수는 있겠지만, 성취되는 일이 적기 때문에 결국 아랫사람들에게 돌아올 것도 적어지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이런 공동체는 비전은커녕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상대적으로 가장 훌륭한 경우는 '똑부'일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똑똑하고 부지런한 윗사람을 따라가기 버거우며 사실 잘 안 되는 일도 적지 않을 것이므로 그보다는 유능하면서도 적당히 틈새를 보이는 '똑게'가 낫다는 논리에도 일리가 없지 않아 보인다. 머리가 좋은 윗사람이 이따금 게으름을 피울 때 아랫사람들이 능동적으로 일을 하게 되면 오히려 잘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을는지 모른다. 윗사람과는 싫든 좋든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 '윗사람론'이 부정적인 빛깔을 띨 경우 단순한 블랙유머 차원을 넘어서서 절실하게 호소하고 싶은 '아픔과 고통, 비판과 비난론'에 연계될 가능성이 커져버리게 되기도 한다. 특히 '멍부'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그곳이 직장이든 사회나 국가든 어둡고 불행해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기도 하다. 출처가 어딘지는 역시 기억나지 않지만 '프로와 아마추어론'도 되짚어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몇 가지 예만 들어보자. 프로는 불을 피우고, 자신이 한 일에 책임지며,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는가 하면, 자신의 일에 목숨을 걸고, 남의 말을 잘 들어주며, '너도 살고 나도 살자'고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마추어는 불을 쬐고, 자신이 한 일에 책임 회피하기에 급급하며, 돌다리를 두드리고도 안 건너는가 하면, 자신의 일에 변명만 늘어놓고, 자기 이야기만 하며, '너 죽고 나 죽자'는 점이 확연하게 다르다고 한다. 이런 잣대로 요즘 정치지도자들을 보면 프로인지, 아마추어인지 아리송해지곤 한다. 겉으로 내세우는 말은 '협치'와 '상생'이다. 말하자면 프로답게 남의 말을 잘 들으며, 너도 살고 나도 살자는 덕목을 내세운다. 그러나 실제 행보는 과연 그렇다고 할 수 있을까. 새 정부도 벌써부터 그 반대로 가려는 조짐들을 안 보여준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 최근 인사청문회를 보면서도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스캔들'이라는 말도 자꾸 떠오르곤 했다. 남에게는 가혹하고, 자신에게는 후하다면 자신이 한 일에 책임을 지는 태도와는 거리가 멀 뿐 아니라 변명을 늘어놓게 마련일 것이다. 새 정부의 윗사람(들)은 적어도 '아마추어'나 '멍부', '멍게'라는 비판과 비난을 면할 수 있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