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온 세계가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신문명의 쓰나미를 맞이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7년전, 나는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 앞으로 곧 밀어닥칠 신 산업혁명을 예고하고, 범정부 차원의 정책대응 국민제안서를 제출한 적이 있었다.  감히 대통령에게 직접 읽혀지거나 회신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예상대로 회신은 오지 않았고 다만 당시 청와대 모 행정비서라는 사람으로부터 전화 한 통화가 걸려와, 좋은 제안을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 한 마디가 전부였었다. 그 후, 서울에서 경주로 낙향한 지 5년, 천신만고 끝에 사막에 한 송이의 보잘 것 없는 꽃을 피우긴 했지만 그러나 그것으로 끝, 그간 디지털 문화도시 경주에 대한 부푼 꿈을 실현해 보려고 부단히도 노력했지만,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높은 장벽에 가로막혀 그 또한 좌절되었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야 재래식 산업 성장의 한계와 청년 고용절벽이라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부각되면서 드디어 정부가 그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제4차 산업혁명은 이제 시작되는 일이 아니고 이미 닥쳐 와버린 일로, 뒤늦게 친구가 장에 가니 거름지고 장에 따라가는 식이 되어서는 아니 될 것이며, 우선은 정확한 개념 정립과 함께 그것에 대한 깊은 이해의 바탕위에 첫 단추를 꿰어야 옳을 것이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시간, 흘러가버린 과거인 역사공부는 왜 하는 것일까? 가까운 이웃 일본이 명치유신 이후 문호를 열고 서양의 과학문명을 열심히 받아들이고 있을 때, 우리는 쇄국정책으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수구(守舊)하다가 나라의 주권까지 이웃 섬나라에 빼앗기는 통한의 역사를 만들지 않았던가.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제1차 산업혁명이 전 세계로 확산될 때, 우리는 거의 원시생활과 다름없는 인력 농업국이었으며, 해방이후에도 국민소득 불과 수 십 달러의 세계 최 빈국이었지만, 5·16군사혁명 정부에 의한 경제개발 계획의 성공으로 제2차 산업혁명의 범주인 중공업 국가의 반열에 까지 들어선 것은 평가될만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너무 급하게 샴페인을 터뜨린 나머지 1997년, 누구나 다 기억하고 있는 IMF환란을 또 맞이하게 된다. 모두가 낙담하고 있을 때, 새로 들어선 '국민의 정부'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밴처산업 육성과 함께 IT로 불리는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에 역량을 집중했고, 뒤를 이은 '참여정부'까지 그 기조(基調)가 이어지면서, 항상 선진국의 뒤만 따르던 후진국가가 아니라 드디어 우리 스스로 IT선진국으로 발 돋음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양대 민주정권의 성과라 아니 할 수 없을 것 같다. 즉, 우리가 선진국에 앞서 능동적으로 선제적 대응에 성공한 산업혁명은 정보통신혁명으로 불리는 제3차 산업혁명이었으며, 그 덕분에 우리는 소위 세계 속의 IT강국으로 인정되고 한 때는 다른 선진국의 부러움을 받기조차 한 적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참여정부 다음의 '이명박정부'는 시작과 동시에 정보통신부를 폐지하였고, 그 뒤를 이은 '박근혜정부' 역시 개발독재시대의 경제논리에만 매몰되어 미래를 보지 못하고 과거 회귀적인 수구정책을 지속하는 가운데, IT 한국의 위상은 끝 간 데 없이 추락, 수많은 유관 기업들이 도산하거나 폐업사태를 겪었다.  그러니까 우리는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갖추어 놓고도 제4차 산업혁명의 선두에서 탈락되는 뼈아픈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사실 나는 IT업종이라고는 하지만, 완전히 사양길로 접어든 에플리케어션 프로그램 분야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누구보다 먼저 3D 그래픽스와 VR(가상현실)분야로 눈을 돌렸지만, 그 마저 결국 3D(Three Dimensions)는 3D(Difficult, Dirty, Dangerous) 직종으로 전락하고 말았고, 요즘같이 어려운 청년 취업난 속에서조차 학생들은 가상공간의 노가다로 불리는 그런 일들은 배우려 들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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