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가 뜬다. 지난 2008년 뉴욕타임즈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 1위로 소개한 이후 꾸준하게 여행자가 늘고 있다. 중국, 태국, 베트남, 미얀마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동남아시아의 내륙국가이며 세계 최빈국으로 분류된 라오스가 여행자들의 천국이 된 것은 무슨 까닭일까? 물론 뉴욕타임즈라는 권위 있는 언론이 부추긴 면도 있지만 꼭 그런 이유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라오스는 여전히 오지에 속한다. 수도와 몇몇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도시를 제외하고는 아직도 우리나라의 60년대를 방불케 하는 모습으로 남아있다. 고산족들은 고유한 가옥에서 가축들을 키우거나 화전을 일구며 살아가고 아녀자들이 윗도리를 입지 않고 가슴을 드러낸 채 살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만의 고유한 종교와 문화를 간직해 주변 국가들과는 대별되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엔에는 신호등이 없었다. 또 밤이 되면 도심 한가운데에서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목도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순박했고 정결한 성정을 가진 국민성으로 오지였지만 깨끗했다. 그런 모습이 지금도 유지된다. 물론 경제가 발전하고 여행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도시화의 과정을 걷고 있기는 하지만 예전의 모습을 거의 허물지 않고 잘 보존됐다. 그것이 곧 여행 콘텐츠며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루앙프라방이라는 도시는 라오스의 고대도시다. 우리로 치자면 경주와 유사하다. 도심 전체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도 경주와 거의 비슷하다. 한 때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경험이 있어 원도심에는 프랑스풍의 건축물들이 인상적으로 늘어서 있다. 그러나 온전히 프랑스풍이 아니라 라오스의 전통가옥과 혼합된 특이한 형태를 만들어 냈다. 또 이른 새벽 도시의 사찰에서 수행하는 승려들이 일제히 펼치는 탁발행렬은 그 도시의 상징적 문화상품이 됐다. 오렌지색 가사와 바루를 둘러맨 승려들의 행렬을 보면서 여행자들은 하루를 시작한다. 물론 탁발행렬에 참가하는 사람은 현지인들이 대부분이지만 여행자들도 기꺼이 공양대열에 참여한다. 주요 도시에는 호텔과 게스트하우스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지만 성수기에는 숙소를 구하기 힘들 정도로 관광산업이 급격하게 발전하는 라오스를 보면서 관광산업의 발전을 위한 진정한 길이 어디에 있는지 숙고하게 된다. 그들은 그들만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그리고 자연환경을 비틀지 않고 그대로 활용한 것도 장점이다. 가난하면 가난한 대로, 환경이 열악하면 열악한 대로 그 모습을 감추지 않는 것이 오히려 여행자들을 열광하게 했다. 비록 그들의 생활은 불편하지만 이렇다할만한 생산 공장 하나 갖추지 못한 그들의 사정으로 봐서는 관광산업이 그들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여행자들은 라오스의 오지를 헤매며 그들의 순박한 삶에 매료되고 청정한 자연에 탄복한다. 루앙프라방은 경주의 관광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지를 잘 말해주는 도시다. 구시가에의 주요 간선도로가 해거름이면 통제된다. 거기에 약 500m 정도의 난장이 펼쳐진다. 이른바 야시장이다. 거기에는 인근에 사는 고산족들의 수공예품부터 조악한 중국산 공산품까지 다양하게 구경할 수 있다. 전통음식에서부터 여행자들의 입맛에 맞춘 퓨전 요리까지 먹을거리도 넘쳐난다. 종일 인근의 폭포와 고산족 마을, 아름다운 사찰을 돌아다니다가 밤이 되면 야시장에 나아가 노점에 펼쳐진 물건을 구경하고 고픈 배를 채운다. 과감한 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왕래하는 길거리를 무지막지하게 통제하고 노점상들이 마음대로 장을 열 수 있도록 한 조치는 그들이 어떤 방법으로 여행자들을 유치하려 하는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또 세계에서 가장 조형미가 뛰어나다는 사찰이 메콩강을 끼고 늘어서 있어 이미 하드웨어도 모자람이 없다. 경주도 하드웨어의 부족함은 없다. 그러나 여행자들이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는 과감한 배려가 부족하다. 물론 경주는 이미 성장해 버린 도시라는 탓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할 이유는 전혀 없다. 과감하지 않으면 늘 뒤쫓아가는 일만 되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