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문명과 역사는 강(江) 유역에서 시작되었다. 유프라테스강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상지이며, 그 밖에 역사적인 것으로 나일강, 겐지스강, 황하와 낙동강이다. 신(新) 문화를 발전시킨 도나우강, 라인강, 세느강, 양자강, 미시시피강, 한강 등이 대표적인 것이다.  강은 하늘에서 내린 물이나 지하수가 지표를 흐를 때 유수(流水)는 경사진 곳을 따라 저지대 방향으로 흐르므로 자연히 넓고 길게 흐르는 물길이 생기는 하천이다. 우리 민족의 전통과 애환을 길게 간직하고 있는 낙동강은 압록강 다음으로 긴 강이다. 영남지방의 거의 전역을 그 유역권으로 하고, 그 중앙지를 남류하여 남해로 흐르는 하천으로 전체 길이가 525km로 별명이 '낙동강 700리'이다.  강원도 태백시 함백산에서 발원하여 안동을 중심으로 여러 지류를 합쳐 서쪽으로 곡류하다가 상주, 선산을 거쳐 대구 금호강과 함께 한다. 동쪽으로 유로를 바꾸어 삼랑진에서 밀양강과 합류하여 다시 남쪽으로 흘러 남해로 들어간다.  낙동강은 저산성산지(低山性山地)로 강 연안을 따라 평야가 넓어 곡창지대를 이루어 농업의 주산지로 유명한 지역이 아주 많다. 새로운 강 개발에 앞장서면서 곳곳에 댐이 건설되고 농업`공업에 크게 공헌하고 있다.  옛날에는 내륙지방의 교통동맥이 되어 하단, 구포, 삼랑진, 상주, 풍산`안동 등의 선착장이 한때 번창 하기도 했다. 한국전쟁 때는 유엔군의 최후 방어선으로 전투가 치열한 곳이었다. 한편 김해 삼각주 말단부에 있는 을숙도 일대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철새도래지이다.  오늘도 낙동강은 숱한 전설과 사연을 삼킨 채 세월처럼 말없이 흐르고 있다. 소리 없는 강은 깊고 끝이 길다. 낙조청강(落照淸江) 이라는 말처럼 해질 무렵의 맑은 강섶은 노을에 물든 강의 풍광으로 아름다운 무대를 꾸민다. 전국에서 활동하는 많은 시인과 사진작가들의 행렬이 잠든 강을 깨우고, 여행객들의 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청마 유치환 시인은 '나는 고독하지 않다'는 선집에서 낙동강을 '동방의 조그마한 어머니'라 했다. 낙동강이여/ 저 천지 개안(開眼)의 아득한/ 비로자나불(중생을 제도한다는 부처)부터/ 하늘과 땅을 갈라/ 흘러 멈춤 없는 너희는/ 진실로 인류의 거룩한 예지의 젖줄! 이라 시를 썼다.  1938년 우리나라 민족시인으로 불리우는 김용호 시인은 '사해공론' 이라는 잡지에 낙동강을 예찬하는 시를 게재해서 많은 국민들의 찬사를 받았다. 내 사랑의 강! 낙동강아/ 칠백리 굽이굽이 흐르는 너의 품속에서/ 우리들의 살림살이는 시작되었다/ 초조와 불안과 공포가/ 나흘 낮 사흘 밤/ 우리들의 앞가슴을 차고 뜯고/ 울대처럼 서있는/ 외로운 산맥의 침묵이 깨어질 때/ 뻣뻣한 대지를/ 고슴도치처럼 한 손에 휘어잡고 메어친/ 꽝하는 너의 최후의 선언은/ 우리들의 실망 바로 그것 이었다/ 아! 그리운 내 사랑의 강, 낙동강아! 너는 왜 말이 없느냐/ 너의 슬픔은 무엇이며/ 너의 기쁨은 무엇이냐.10연 197행으로 된 장시(長詩)조서 일제의 핍박을 견디다 못해 유랑의 길을 떠나는 민족의 참상과 애환을 노래했다.  숱한 전설과 애닯고 서러운 민족의 서러움이 맺힌 낙동강은 오늘도 서남풍을 타고 유유히 흐르고 있다. 그러면서 아직껏 아무 대답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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