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가벼운 범죄라도 범죄에는 동기가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살인이라는 중범죄에 뚜렷한 동기를 찾기가 어렵다면, 우리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런데 일각에서는 그것을 정신병으로 치부하려는 견해도 있고, 또 범인 역시 다중자아(多重自我)나 조현병(調絃病 schizophrenia) 등을 들어 가능한 한 무거운 처벌만은 피해보려는 잔꾀를 부리기도 한다. 물론 그런 정신과적 질병이 전혀 없다고는 생각되지 않고, 실제 우리나라 국민을 대상으로 오천만 국민 중에 대략 1%에 해당하는 무려 오십만명이 조현병을 가지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그러나 어디 조현병 뿐이겠는가?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아무런 죄의식이 없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그 잔학행위에서 오히려 쾌감까지 느끼는 이른바 싸이코패스(Psychopaths)들 까지 합치면, 현대사회를 사는 인간들이 정신적으로 얼마나 병들고 찌들어 있는지 가늠하기조차 쉽지가 않다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정신과 의사는 현대인의 90% 이상이 정신과적 치료를 요하는 환자라는 극단적인 얘기도 있지만, 결코 웃어넘길 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 또한 나의 생각이기도 하다. 멀쩡하게 가정을 꾸리며 직장에 다니고, 또 대인관계도 활발히 하면서 지극히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 중에도 조금만 면밀히 관찰을 해보면, 저 사람이 과연 제정신인가? 싶은 사람들이 결코 적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진화론이고 창조론이고 간에 진부한 종교적 철학적 논쟁을 떠나, 사람이 자연의 피조물임에는 틀림없기에, 자연과 동화된 삶이 인간에게 어울림직 한데도 불구하고, 자연에서 분리된 인간들만의 공간과 세계를 구축하면서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지금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닐까?직접적으로 범죄의 피해자가 되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런 흉악범죄가 자신과는 무관한 그저 일상적인 뉴스에 불과할 수도 있고, 자신에게 그런 일이 일어날 확률은 거의 없거나 지극히 낮은 일로 치부해 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묻지 마'식의 터무니없는 범죄를 당한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백 퍼센터 확률의 불행인 것이며, 그러한 타인의 불행에 무감각하다면, 혹 자신도 타인의 고통과 불행에 공감능력이 없는 비정상적 인격, 즉 소극적 싸이코패스가 아닌지를 생각해 봐야 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는 모두 미쳐가고 있는가? 그런데 미쳐가고 있는 그 많은 사람들을 모두 수용 할 정신병동도 없을 뿐만 아니라, 강력범죄는 양형(量刑)만으로 조절되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일까? 이런 현상의 원인은 무엇이며 해결책은 없는 것인가? 지난 반 세기동안, 누구의 공로였던 간에 우리는 기아(飢餓)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목적에만 집착한 나머지, 수단을 가리지 않았다. 오로지 치부(致富)와 출세만이 절대가치일 뿐, 이성이 마비되고 인(人)의 도리가 망각되면서, 자라나는 신세대 들은 정신적 파산을 기성세대로 부터 상속받게 된다.  나는 오늘 날 우리에게 당면한 이 혼란과 사회악은 필연이라 생각하며, 지금이라도 당장 형사정책 이전에 교육정책부터 수정하지 않는다면, 참으로 암담한 미래를 예측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미친 지식인에, 미친 기업인, 미친 언론인, 미친 공무원, 미친 정치인, 미친 대통령 등…. 아이들을 공부와 입시지옥에서 해방시키고, 지식이 아닌 이성(理性)을 활성화시키는 조기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 지식은 이성을 만들기 어렵지만, 이성은 지식을 생산한다. 이성이 활성화 된 두뇌는 합리적 사고를 즐기게 되고, 합리적 사고가 바로 인의(人義)나 학문의 근본이 된다.  선악(善惡)의 구분조차 되지 않고, 타인과의 공감능력이 완전히 상실된 사람의 뇌에 특정 지식만 주입되었을 경우 나타나는 현상이 어떤 것인지? 비단 16세 소녀의 이유 없는 살인뿐만이 아니더라도 비정상적인 교육과 제도의 산물로 빚어진 정신적 기형아들에 의한 비행(非行)이 지금 우리 사회에 얼마나 큰 해악을 끼치고 있는 지를 보고 있지 않는가?유아 때부터 보모(保姆)에게 던져 져 버리고, 한글도 깨우치기 전에 살벌한 경쟁에 내몰리는 우리 아이들이 지금 모두 미쳐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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